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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여민동락공동체 대표살림꾼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광주 광산구노인복지관 관장을 겸한지 벌써 2년 6개월이 넘었다.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영광과 광산구를 넘나들면서 참 배운바가 크다. 특히 광산구에서의 경험과 관계는 여민동락 활동에 다양한 상상력을 보태면서 귀한 훈련이 되고 있다. 덕분에 여민동락은 농촌형 공동체로 소박하고 우직하게 제 길을 바르게 가고 있고, 더불어 樂 (광산구노인복지관 새 이름)은 농도복합형 공동체, 마을중심 복지관으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요새는 복지관을 넘어 주로 광주복지재단 설립과 기초지자체 차원의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창립, 광역단위 노년유니온과 사회복지유니온 결성 같은 지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활동이 바로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3.08.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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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가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중이다. 관련 조례도 제정했고, 발기인 총회도 가졌다. 사회복지기금 출연 등 182억원의 종잣돈을 기본재산으로 투입한다고 한다. 또한 정책개발팀 등 1처 3팀 14명으로 직제와 인력을 편성해서 올 9월 정식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광역단위 지역복지 독립재단 설립은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 지방정부나 민간영역은 국가복지전달체계 내의 하청 수행기관 정도의 협소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국가복지의 확장에 조응해 지역단위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정책과 모델 연구, 융복합적 전달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단위 복지생태계를 합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통합 조정할 독립적인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기존의 규모와 방식, 관행적인 기능과 역할을 넘어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3.07.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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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3중주는 창의, 협동, 융합이다. 지역살림 혁신도 마찬가지다. 산업사회 성장모델을 넘어 새로운 성장전략과 살림모델이 필요하다. 주주자본주의 맹신의 미몽에서 벗어나 협동과 융합의 기조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 경제지대를 구축해야 한다. 전통적 산업단지 위주의 지역보다도 영광군처럼 ‘로컬’이자 ‘농촌’일수록 작고 다양한 규모의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유리하다. 이미 전국적인 순례지가 되고 있는 전북 완주군과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일까. 박근혜 정부도 고민이 많은 듯하다. 이른바 ‘창조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질 않는가. 지난 정부에선 ‘녹색성장’을 둘러싸고 말이 많았다. 물론 권력이 교체되면 으레 낯선 개념이 등장하곤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조차 갑론을박한다. 당연히 평민들은 그 속뜻을 헤아리기조차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3.06.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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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여민동락공동체과 함께 광산구 노인복지관을 맡아 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광산구 노인복지관의 운영철학은 여민동락공동체와 동일하다. 복지관의 미션은 바로 ‘사람중심 공동체복지’이다. ‘마을에서 어르신 한 분을 잃는 것은 큰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표어를 화두로 삼고 있는 복지관이다. 어르신들을 단순히 복지재정의 소비자 혹은 수혜자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사회의 중심이자 공동체의 당당한 주체로 ‘예우’할 것인지의 여부, 그것을 복지관의 철학과 관점을 바로 세우는 기준으로 삼는다. 어르신들이 지닌 경륜과 자산, 재능과 지혜를 지역사회를 위해 두루 쓰일 수 있도록 거들고 돕는 일, 그리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단체와 기관, 마을 모임들이 어르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안전망을 함께 만들어 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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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3.05.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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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자살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처럼 직장을 잃은 것도 아닌데 잇따라 그렇게 목숨을 내려놓았다. 취업준비생의 70~80%가 공무원을 목표로 시험준비를 하고 있을 만큼 이미 우리사회의 ‘선망’의 대상이 된 공무원들, 그 공무원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것도 공무원에 임용된 지 이제 겨우 1년에서 3년 밖에 안 된 엘리트들이 말이다. 왜 그랬을까. 제 아무리 살인적인 노동 현장이라 할지라도 격무 탓에 목숨을 끊다니, 일부 국민들 사이에선 상식적으로 납득이 쉽지 않은 일일 게다. 그래서다. 사회복지 공무 현장 속에서 벌어지는 파국적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저 뭇 생명들의 참담한 죽음의 의미를 단 한 가닥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짐작컨대, 죽기 전에 이미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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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3.04.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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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을 맞는 영광신문, 여러 해 지켜본 바 지역신문 중 몇 안 되는 ‘언론다운 언론’이다. 가난한 살림살이를 핑계삼아 적당히 권력과 협잡하는 속칭 ‘전단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저기 짝퉁언론이 창궐하고 언론을 빙자해 권력을 협박해서 허세를 부리고 사욕을 탐내는 범죄자 수준의 사주와 사이비 기자가 부지기수다. 그런 현실에서 영광군에 각종 ‘유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영광신문과 같은 독립언론이 건재하다는 건 지역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영광신문의 탁월함은 ‘높은 자리’에 대한 거침없는 직필과 타협없는 감시 그리고 저자의 ‘낮은 자리’ 평민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관심에 있다. 그래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영광신문을 신뢰하는 이유이다. 옳은 길을 바르게 걸어온 영광신문과 영광신문을 일궈가고 있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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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3.02.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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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과 사회적경제 관련 다양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영광군의 관심과 준비는 어느 정도일까. 다른 지자체들은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까지 준비하며 사회적경제에 대해 치밀한 접근하고 있다. 공동체회사의 육성과 공동체간의 연대로 건강한 지역 순환경제를 이뤄가기 위한 단체장들의 고민의 반영인 셈이다. 이미 많은 지자체가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시책을 추진하는 사례를 보라. 서울 성북구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하고, 작년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익히 알려져 있는 전북 완주군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은 우수사례로 손꼽혀 전국적인 순례지가 되고 있다. 또한 성남시는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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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3.01.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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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바야흐로 박근혜 대통령 시대다. 개표 방송을 보면서 밤새 한 숨을 못잤다. 이번 대선은 이명박 정부의 파국적 국가대란을 평가하는 ‘심판 투표’여야 한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그래서일까. 고백하건대, 난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상상조차 못했다. 제 아무리 포장하고 위장해서 변장술을 부려도 저 위대한 평민들은 결코 휘둘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용산참사에서 보듯 도시빈민들 목숨을 헌신짝 대하듯 하고, 쌍용자동차에서 보듯 노동자 쫓아내기를 침 뱉듯 한 정권에 당연히 호된 회초리를 들 줄 알았다. 취임하자마자 국민들에게 촛불을 들게 하고, 시청 앞 광장에 명박산성을 쌓아 공권력으로 행패 부리던 불통정권, 무리한 검찰수사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 몬 정치보복 정권, 세금감면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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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2.12.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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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임박했다.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연일 분야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약이란 시대정신에 대한 입장이자, 국가비전에 대한 오랜 숙고와 학습 끝에 나온 철학의 반영이어야 한다. 그런데 마치 모든 후보들이 밀린 방학숙제 하듯 벼락치기 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후보들이 모여 정제된 토론회 한 번 속 시원히 한 적도 없다. 그리고 정치쇄신안을 두고 줄다리기 하던 야권은 이제사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태세다. 그래서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정책들이라 대세에 편승한 '졸속'과 '짝퉁'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평민들 입장에서야 선거철만 되면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까 기대하지만, 그 끝은 늘 실망과 배신으로 이어진 탓이다. 지난 4월 총선 무렵만 하더라도 보편적 복지국가 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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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2.11.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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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기본법 제정 이후 여러 지자체가 분주하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적극적이다. 협동조합을 기회와 변화의 동력으로 인식하고 서둘러 협동조합 세미나와 아카데미를 개최하면서 협동조합 르네상스 시대의 활동가들을 키워내고 있다. 깨어있는 자치단체는 직제개편을 통해 협동조합 주무부서를 만드는 등 협동조합 대표도시를 향한 꾸준한 준비를 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익히 알려졌지만, 협동조합 기본법은 올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물론 지금도 농협, 수협 같은 기존의 협동조합이 있지만, 각각 특별법에 의거해 그 협동조합 하나 만들기가 쉽지 않다. 농협 하나를 만들려면 수 백 명이 모여서 수십억을 출자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협동조합 기본법에서는 그런 것을 전부 배제하고 출자금 하한선 제한 없이 5명만 모이면 협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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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2.10.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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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와 그다지 친근성이 없는 필자가 공무원 얘기를 꺼내는 건 새삼스럽다. 다만 요새 본의 아니게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자주 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바가 많다. 공무원 스스로의 판단과 주민의 편견과는 달리, 강의 때마다 필자는 공무원이 지닌 긍정적 ‘힘’에 대해 실감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역동성과 상상력이 세상의 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체감할 수 있어서다. 오죽하면 사무관 공무원 한 명이 시민단체 하나보다도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질 않는가. 강의 중에 다소 불쾌하고 불편한 화두로 거칠게 질타하는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공무원들이 눈빛으로 공감하고 메일과 전화로 정책적 아이디어를 묻고 현장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모색을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신명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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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12.08.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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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협동조합’ 시대를 맞고 있다. 익히 알려진 바대로 올 해는 UN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다. 우리나라도 지난 연말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이 이제 12월부터 시행된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5명 이상의 조합원만 마음을 모으면 설립할 수 있다. 자본금의 제한규정도 없으며, 신용사업과 보험(공제)사업을 빼면 어떤 사업이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각종 지면과 방송에서 이탈리아의 볼로냐나 스페인의 몬드라곤의 모범을 소개하고 있고, 협동조합의 철학과 공유가치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섬세한 자료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한살림과 아이쿱생협, 독자들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 같은 이들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의해 만들어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NH농협은 농업협동조합법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7.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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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 탓에 또다시 세상이 시끄럽다. 최대 피해지역이 될 농어촌은 당연하고, 모처럼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교육계가 한목소리다. 무릇 어떤 정책이든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정책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집단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효과에 대해서도 합리적 믿음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허나 교과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은 탁상행정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소규모 학교의 최소 적정 학급수와 학급당 학생수를 초·중등 6학급 이상, 고교 9학급 이상,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상으로 '최소 적정 규모 기준'을 포함하여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전학을 희망하면 허가를 해줘야 하는 강제조항까지 뒀다. 그간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학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됐지만, 이 시행령이 적용되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6.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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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농촌 관련 단체에 강연을 간 적이 있다. 농촌살리기를 업무로 하는 분들이 200여명이나 앉아 계셨다. 강의 전에 이미 농촌 활성화를 위한 지역별 모범사례도 발표하고, 모둠토론도 하고, 외국의 선진사례 공부도 하는 등 진지하고 유쾌하게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강연을 시작하자마자 좀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농촌의 10년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희망적이라는 분은 손 한번 들어주세요." 그러자 웅성거렸다. 아뿔사, 아무도 손을 드는 이가 없었다. 모두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농촌살리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조차 미래의 농촌은 조만간 사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는 반증이었다.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만 있을 뿐 확신이 없다는 얘기다.전 세계 수많은 미래학자들과 석학들이 2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5.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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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묘량면에 유일하게 남은 시골학교인 묘량중앙초등학교는 절망적이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나니, 학생 수가 겨우 12명만 남은 탓이다. 폐교 위기의 학교 통폐합 대상이 된 건 당연지사. 그렇다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농민들과 더불어 농사를 짓고 밥을 먹으며, 작은 시골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농촌의 삶터를 새롭게 살리는 지역일체형 공동체’를 꿈꾸었던 여민동락공동체, 그 설립정신의 바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셈이었다. 당시로선 ‘학교가 마을이고, 그 마을전체가 곧 학교’라는 건 꿈같은 얘기에 불과했다. 이미 학교살리기를 두어 번 실패해 본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학생 없는 시골학교는 농촌에 대한 절망과 패배주의의 구체적 단서였다. 어쩌면 그게 농촌현실에선 가장 이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4.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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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그것도 공동체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래와 옆을 살피는 일에는 성실할 수 있으되, 앞을 보고 미래를 구상하는 일에는 소홀하기 쉬운 듯하다. 물론 짧은 경험이라 꼭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말이다. 분명한 건 비슷한 철학과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함께 살면서 누리는 편안한 장점도 많지만, 자칫 ‘동종교배’가 낳을 열성(劣性)의 위험도 크다는 점이다. 다소 엉뚱한 비교지만, 제 아무리 위대한 석학이나 사상가라 할지라도, 감옥 독방에 오래 갇혀 있다 보면 속이 좁아지고 사소한 차이에도 삐지고 다투기 마련이다. 두 번 징역살이를 하면서 쉽게 발견하고 체험한 바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선 무엇보다 공동학습과 집단토론이 중요하다. ‘가난’과 ‘인간다움’과 ‘존엄’에 대해 늘 궁리하면서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3.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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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동락공동체는 속칭 ‘복지재벌(?)’이다. 과장하자면, 마을 곳곳마다 문어발처럼 마을복지센터를 두고 있다. 무려 23개나 되는 묘량면 경로당과 마을회관이 모두 다 자칭 ‘여민동락 출장소’인 덕분이다. 그 건물 숫자와 규모만 봐서는 아마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힐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을마다 있는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마을복지센터로 만들어 마을공동체 안에서 주민들 스스로 우애와 협동의 복지를 이루도록 신명을 돋우는 일, 그게 바로 지역공동체가 여민동락에게 내린 마을복지 심부름이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일명 ‘장암산 마을학교’다. 신명과 활력이 넘치는 농촌마을을 소망하는 뜻으로 마을학교 이름을 ‘장암산’이라 했다. 여민동락 정면에 482m의 겸손한 높이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 정상 일대가 평평해서 앞마당처럼 다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2.01.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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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내 공부 과제는 온통 농도(農都)복합공동체다. 이를 위해 시간만 나면 농업농촌정책 세미나, 풀뿌리공동체 모임, 협동조합, 두레 모임 등 이른바 사회경제네트워크에 참여해 공부하면서 의견을 구하곤 한다. 자치단체마다 도시생태농업이나 귀농 관련 지원조례를 만들어 공포하고 있지만, 농촌과 농부가 살 길은 기대만큼 그리 탐탁지 않아 보이는 탓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소농(小農) 중심의 농촌마을이 생존할 수 있고, 더불어 농촌과 도시가 공존할 수 있을지, 그 가운데서 여민동락공동체는 어떤 구실을 할 수 있을지 궁리하느라 마음이 바쁘다.알다시피 농촌문제의 근본에는 8% 밑으로 추락하고 있는 우리 농민 인구의 급감이 도사리고 있다. 그마저 농촌 고령화 인구가 50%를 넘어서고 있으니, 농촌의 공동화를 대비한 귀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1.12.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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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가 뉴스위크 최신호에 게재한 `미국의 종언(The Fall of America)`이란 기고문을 보라. 한 때 `역사는 끝났다`며 '자본주의 시대 이후는 없다‘던 그가, 이번엔 금융위기에 봉착한 미국식 자본주의 비전 붕괴를 `미국의 종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1990년대 그의 시대진단의 오류에 대한 반성이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전파자로서 기능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시장 중심 자본주의를 확산시키는 일을 해왔다. 하지만 국가 개입을 최소화한 미국식 경제모델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무참히 깨져나갔다. 또한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미국 경제의 탈선이 전 세계 경제 동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1.11.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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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 면소재지에 그나마 하나 있던 구멍가게가 급기야 문을 닫았다. 한때는 양조장도 있었고 이발소도 있었는데, 이제는 몇 십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던 점빵까지 사라지고 만 것이다. 농사일 하다 급히 물건 필요할 땐 점빵 덕을 톡톡히 봤는데, 앞으로는 막걸리 한 병, 담배 한 갑조차 읍내까지 나가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식구 중에 누군가는 ‘구매난민’이라고 표현했다.언젠가 백수 앞바다로 백합을 캐러 간 적이 있다. 모처럼 공동체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도 하고 콧바람도 쐴 겸 여러 식구들이 함께 했다. 백합을 제법 잡아서 무침도 해먹고, 죽도 끓여 먹고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경로당 어르신들을 찾아뵈었을 때 백합 얘기를 늘어놨더니, 몇몇 어르신들이 조용히 탄식하신다.“그렁께 말이여.
여민동락에서
영광신문
2011.10.07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