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다. 하나 밖에 없는 내 목숨이 귀하고, 나와 내 주변의 것들이 중요하다. 남보다 내 연인이 돋보여야 하고, 내 가족이 더 잘 살아야 성이 찬다. 내가 사는 마을에 쓰레기장 같은 시설이 생겨서는 안되고, 우리 나라 선수가 이겨야 기분이 좋다. 이기심이란 그래서 생기는 것이다.

나와 상대가 되는 것이 남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을 염두에 두기가 어렵다. 내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의 안위만을 생각하다 보면 내가 아닌 남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도 잊기가 쉬운 것이다. '남의 입장에 서서 나를 보라!' 옛 사람은 역지사지의 교훈을 남겼다. 내가 사(私)라면 남은 공(公)이다. 나와 남을 분별하라. 이는 나의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여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뜻이다. 나의 입장과 남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줄 안다면 타인의 처지를 존중할 것이다. 내 것을 반만 나누어주면 상대의 몫이 생긴다. 공공의 장소를 내 집처럼 생각하고, 공공의 물건을 내 것처럼 아낀다면 세상은 훨씬 아름다워질 것이다.

날마다 공사를 분별하지 못하여 탈이 난 사람들의 소식을 접한다. 공직자의 뒷 탈은 그 자신의 불행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직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는 큰 도둑이 되어 여러 사람을 잡는 것이다. 작은 도둑은 바늘을 탐하지만 큰 도둑은 나라를 팔아먹는다. 을사년 나라를 팔았던 도둑들 때문에 백성이 겪는 숱한 고초를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모든 일에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처지를 헤아리고, 상사는 부하 직원의 곤경을 참작하고, 고용주는 노동자를 먼저 보살피자. 친구의 배고픔을 생각한다면 내 빵이 좀 맛이 없더라도 참고 감사하게 될 것이다. 가끔씩은 남을, 그리고 또 공(公)을 염두에 둔다면 나의 삶도 즐거운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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