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 시비앞에 서서 이종원



나는 보았다

영광교육청 앞뜰에서

한전문화센터 앞 사거리까지

쫓겨온 민족의 뼈아픈

이데올로기를 맛보았다 그리고

나는 또 보았다

조운 시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나의 눈이 멀어서가 아니고

우리의 눈이 멀어서가 아니다

시비 앞

광고선전 프랑카드 두장 나부낀다

나만 본 것도 아니고

우리만 본 것도 아니다

옛시인 찾아온 이들도 보면서

석류를 목놓아 부르며 간다

조운 시비 앞에 서서

나의 눈과 영광의 눈들을

목놓아 부르며 가는 것을

나는 눈물꽃 떨구며 보았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