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숫자 3 이야기
먼저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민족탄생 신화와 숫자 3에 대해서 알아보자. 태초에 환인, 환웅, 단군이 있어 나라를 열었고, 환인이 환웅을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내기 위해서 최초로 둘러본 곳 또한 삼위태백(三危太伯)이었고, 이때 환인이 인간 세상을 다스리라고 내준 것이 천부인(天符印) 세 개이다. 환웅은 천부인 세 개와 풍백. 우사. 운사 그리고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정상 신단(神壇) 아래로 내려와 도읍을 열고 신시(神市)라 불렀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환웅과 같이 살기 위해서 호랑이와 곰에게 내려진 금식일이 삼칠일인 21일이었고, 단군이 국호를 정하고 나라를 연 것이 기원전 2333년이니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단군 조선을 열기까지의 세 주인공인 환인. 환웅. 단군은 삼재(三才)로 나타나는 천지인(天地人)이니 곧 하늘 땅 사람을 의미하는 숫자 3에 얽혀있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삼대(三代)로 이루어지는 삼신(三神)체계가 고대 신화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부여족에서도 해모수가 동명왕으로 동명왕이 유리왕으로 이어지는 삼대 체계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황해도 구월산에 가면 환인. 환웅. 단군의 삼신을 제사하는 삼성사가 있다는데, 고려 말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帝王韻紀)]에 ‘아사달에 입산하여 산신이 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삼성사는 오랫동안 단군의 본향으로 모셔져 왔음을 알 수 있고, 최근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책인 환단고기의 삼성기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되겠다.
생활 속에서의 숫자 3
신화가 만들어진지가 반만년이고 환웅의 신시까지 합해서 8000년이다. 하지만 신화는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서 우리의 안방으로 들어와 앉았다. 삼신 신앙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아기를 낳지 못하면 칠일마다 세 번에 걸쳐 삼신할매에게 빌었고 금줄을 거는 것도 삼칠일이었다. 이밖에도 뭐가 잘못되면 삼세판은 해야 되고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은 생각해 봐야하며, 심지어 불교에서도 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에 귀의하고자 3층 석탑을 주로 많이 세웠다. 순수한 마음의 집중을 통하여 고요해지는 상태도 삼매(三昧)라 한다. 장례도 거의가 삼일장(三日葬)이고 삼강오륜(三綱五倫),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 삼색실과(三色實果), 삼탕(三湯)등 끝이 없으며 심지어 역적질을 해도 삼족(三族)을 멸한다. 이만하면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숫자 3과 친근해 있는가를 알만하다. 사실 3의 쓰임을 들자면 이글이 끝날 때까지 해도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