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동화읽는 어른모임> 채인선 글/이억배 그림/ 재미마주/1998






무섭지 않게 생긴 호랑이와 큰손 할머니 말을 듣고 있는 너구리가 다른 동물들과 함께 조르르 앉아  참견하는 모습이 엄마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 때면  옆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서있는 우리 아이 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해마다 설날이 다가오면 무엇이든지 엄청 크게 하는 손 큰 할머니가 김치, 숙주나물, 고기, 두부를 다 내놓고 헛간지붕으로 쓰는 함지박에 만두소를 버무려 동물친구들과 함께 만두를 빚는다. 며칠밤을 새고도 다 만들지 못하자 할머니는 아주아주 큰 만두를 하나 만들어 숲 속 동물들과 나눠 먹으며 한살을 더 먹는다.


 


까맣고 커다란 가마솥이며 큰 소쿠리, 대못 위에 걸쳐진 양은냄비와 주걱이 우리 옛 정취를 담고 우리 음식을 소재로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할머니의 넉넉함과 풍요함을 추억하게 하는 정겹고 토속적인 우리 동화다.





책 중간 중간에 할머니가 만두피를 만들며 노래하듯 부르는 대목에서 리듬을 넣어 아이와 함께 읽으면 재미가 두 배로 더하는 만두잔치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만두 만두 설날 만두


아주 아주 맛난 만두


숲속 동물 모두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아


한 소쿠리씩 싸 주고도 남아


일년 내내 사시사철


냉장고에 꽉꽉 담아


배고플 때 손님 올 때


심심할 때 눈비 올 때


한개 한개 꺼내 먹는


손 큰 할머니 설날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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