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김기영내과의원장







 왜 비만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미용상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비만이 심혈관질환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비만 중에서도 뱃살(복부비만) 입니다. 복부비만은 피하형과 내장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피하형은 말 그대로 복벽 바깥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말하며 내장형은 복강 내 내장 사이사이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뱃살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내장형 복부비만 때문입니다.

 


인체는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남은 중성지방을 지방세포에 저장했다가 필요시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복강 내 지방세포는 쉽게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혈액 속으로 나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혈액 내 지방산이 과다해지면 근육과 간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인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때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기능항진 상태에 빠져 고인슐린혈증(혈액 내 인슐린의 농도가 과다하게 높아지는 현상)이 유발됩니다. 고인슐린혈증은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뇌혈관 경색 등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복부비만을 손쉽게 측정하는 방법은 허리둘레를 재는 것입니다. 배꼽 부위에서 수평으로 허리둘레를 재는 방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배가 나와서 아래로 처진 경우 배꼽보다 윗부분에서 재면 됩니다. 남자는 90cm(36인치) 이상, 여자는 80cm(32인치)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뱃살이 피하형인지 내장형인지는 허리둘레를 재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을 이용하여 내장지방의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일부 도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피하형 복부비만으로 판별되면 건강상 위험도는 훨씬 줄어든다고 할 수 있으며 일본 스모 선수들의 뱃살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뱃살은 남녀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여성은 사춘기가 시작되면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체지방이 더 많이 증가하지만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여성보다 근육이 더 많이 증가합니다. 남성은 목, 어깨, 복부가 주요 지방 저장소이며 여성은 엉덩이와 대퇴부에 주로 지방이 저장됩니다. 이 때문에 흔히 여성은 둔부형 비만, 남성은 복부형 비만이라고 합니다. 여성은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복부비만, 특히 내장지방이 증가하게 됩니다. 남성도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복부지방은 증가합니다.


 


그렇지만 뱃살을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행할 경우 가장 먼저 빠지는 부위가 내장지방이기 때문입니다. 비만의 치료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본인 스스로 실천하기 힘든 경우에는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여 약물요법을 추가 하는 것도 비만 치료의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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