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중생제도(衆生濟度)



오늘 4월초파일은 거금(距今) 2,500여년전 석가세존(釋迦世尊)이 탄신 하신 날이다. 오늘을

맞이하여 전국의 불도(佛徒)와 신자들은 제등행렬 위령대제, 설법회 등 봉축기념행사를 갖고

그의 탄신을 받들고 기리는 명절로 삼고 있다.

불도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들이 초파일을 떠받드는 풍습을 갖고 있는 것은 석가세존의 중생

(衆生)을 제도(濟度)한 성자(聖者)로서의 초인적(超人的)인 높은 인격을 흠모하는데 있을 것

이다. 이날을 공휴일로 제정하고, 이날을 기하여 당국에서 복역수나 수용 중에 있는 소년원

생 등 수천여명을 가석방시키는 등 은전을 베푸는 것도 대자대비한 그의 후광(後光)과 은덕

을 기리는데 있는 것이다. 바라건대 부처님의 참뜻이 중생을 제도시키는 계기가 되고 속세

가 정화되는 전기가 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성불(成佛)로 불리는 석가는 지금으로부터 약 2,500여년전 히말라야산 가비라성(城)에서 국

정반왕(國淨飯王)의 태자(太子)로 태어나 장성함에 따라 생로병사(生老病死)하는 인생의 무

상함을 알게 되면서부터 고뇌를 하여 드디어는 부귀영화를 버리고 가출, 갖은 고행과 수도

를 한 끝에 대오각성(大悟覺醒), 중생을 제도할만한 경지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로부터 불교는 온누리에 전파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있어서는 대종교로서 기반을 굳히고

위력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가 우리 나라에 전래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小獸林王)때

로서 1,600여년이 된다. 그로부터 일취월장(日就月將) 은성하여 신라, 고려대에 이르러서는

국교로 삼을 만큼 융성했고, 신라때에는 서울관내만 해서도 사찰이 수천을 헤아릴 만큼 융

성의 극을 이루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사찰로서는 오늘날 국보로 삼고 있는 불국사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는

이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면하여 종교의 대종(大宗)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불교가 좀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개혁해야 할 여지가 많은 것 같다.

즉 시대의 추세에 따라 새로운 감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참신한 면이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

다. 불교의 이념이 자기수양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초탈을 하는 것도 좋지만 중생을 제

도하려 할진데 현대생활화해야 하고 현대인과 밀접한 관계가 맺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

기 위해서는 사회세속에 묻혀 지내면서 세속화되지 않는 종교의식이 길들여져야 한다는 것

이다. 종교는 무슨 종교이든 이승의 속사회 중생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할 때 어디까지

나 현실과 거리감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뜻에서 최근 불교계가 점차 생활주변에 접

근하고 있는 경향이라든지 자체정화를 부르짖고 더불어 사회정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불교

자체를 위하여 좋은 일이라 할 것이다. 불교가 종교로서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려면 앞서 말

한바와 같이 현실에 집착하고 거기서 탈속하는 믿음의 소유자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수양에 힘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불교계의 현상을 보면 통

합체를 이루지 못하고 분규가 심한 것 같다. 분파로 말하면 기독교 등 다른 종교도 마찬가

지라 하겠으나 문제는 그로 파생되는 분쟁인 것이다. 같은 종파 안에서도 분쟁을 일삼는 일

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사회의 지탄을 면할 수 없을 뿐더러 통일체로서의 불

교의 발전이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석가세존의 탄신날을 맞이하여 모든 중생이 불

(佛)의 힘과 빛에 힘입어 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불교가 좀더 참신

한 종교로서의 참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보다 발전되기를 바라고자 한다.



이경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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