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가면서 들녘에서 점점 일을 많이 하게 되는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추석성묘, 레저활동 등으로 야외나들이가 부쩍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가을철에 야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 앞전에 유행성 출혈열에 대해서 말씀드렸고 이번에는 렙토스피라증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일반적으로 홍수 발생 뒤에 발생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비가 많이 온 해엔 주의해야 합니다. 한때 '괴질'로도 불렸던 이 질환의 원인균은 Leptospira interrogans(렙토스피라균)로써 특히 9, 10월에 많이 발생합니다. 이 균에 감염된 집쥐, 들쥐, 족제비, 여우, 개 같은 동물의 소변으로 균이 배출돼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이런 지역에서 작업할 때 사람의 눈, 코, 입, 점막, 손발 등의 피부상처를 통해 감염됩니다. 때문에 감염된 쥐의 배설물이 흘러든 습한 토양이나 물 근처에서 일하는 농부, 광부, 오수 처리자, 낚시꾼, 군인 경우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하겠습니다.

잠복기는 7-12일(평균 10일 전후)이고 인수 공통감염질환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직접 전파는 거의 없으나 동물은 수평감염이 이루어집니다. 감염된후 초기 증상은 감기와 같이 고열, 두통, 오한, 하지 근육통, 눈의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1-3일 후에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각혈 등 호흡기 증상으로 넘어가며 열은 대개 39-40℃ 정도이며 평균 7일정도 지속됩니다. 환자 수의 절반 가량에서 폐출혈 및 호흡기증상이 동반되며, 중증 감염인 경우 발병 초기에 대량 폐출혈, 신부전증, 호흡곤란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환자를 격리 할 필요는 없으며 치료제로 쓰이는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와 테트라싸이클린은 발병한지 3-4일 이내 사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증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 발생시 즉시 병원을 방문하게 하여 입원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발생전 대책으로는 예방을 위해 감염의 위험이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발생시기 1개월전 예방접종을 실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행시 대책으로는 농경지의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밭일 같은 작업을 할 땐 장갑이나 장화, 긴옷 등 보호 장구를 사용하여 손과 발의 피부상처를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벼베기 작업전에는 논바닥을 건조시켜 균의 번식을 방지하고 풀밭에 눕지 말아야 하며 작업 후에는 깨끗한 물로 손과 발을 씻는 것이 좋습니다.

김기영(영광종합병원 1 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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