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전문점 - 한성식당



  단돈 5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큼지막한 햄버거 한 개, 붕어빵 20개, 해장국이나 비빔밥 한 그릇, 김밥에 라면 정도일 것이다. 만약 5천원을 주고 상다리가 폭삭 주저앉을 것 같은 풍성한 잔칫상을 받을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런 곳이 있다.


백수읍 천마리 백수읍사무소 앞에 위치한 한성식당(사장 김문병)이 바로 그곳이다. 대부분의 소문난 맛 집들이 그렇듯 이집도 출입구와 건물은 허름해 보인다.


 


  점심 메뉴로 시킨 한정식 백반의 상차림이 시작되는 순간 서서히 두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 밑반찬은 20여 가지가 넘어섰다. 아직 더, 색깔별로 멋을 낸 쫀득거리는 녹두묵, 복분자묵이 눈에 띈다. 고등어 찜에 꽃게장은 기본이고 상큼한 맛을 내는 생굴 한 접시도 더해진다. 그리고 노릇한게 먹음직스런 새우구이도 오르고 갑자기 등장한 돼지족발은 이미 이집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고 한다.


 


  아직 상이 좁아 오르지 못한 음식도 있다. 돼지 머리고기와 찌개 한 냄비다. 밥과 함께 오르기 때문에 잠시 대기 중이다. 그전에 입맛을 돋우는 전어 회무침 한 접시가 올랐다. 이것은 특별한 서비스로 5천원 메뉴에는 들지 않지만 가끔 제철을 맞은 수산물들이 들어오면  서비스 ‘팍팍’ 한다는 특별 메뉴다.


   이 잔칫상이 정말 5천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보통 한정식 집은 4명이상 한 상이 되어야만 주문이 가능한데 여기도 그렇겠지... 그런데 아니다. 물론 그리 하면 남는 음식도 적어지고 좋겠지만 이곳은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종류의 차이는 없다. 다만 손님 수별로 음식의 양을 조절한다.


  드디어 맛을 보는 순간, 어떤 반찬에 손이 가야할지 고민이다. 새콤한 전어 회무침, 쫄깃한 족발은 여느 족발 전문집 못지않다. 고소하고 담백, 짭짤한 새우구이, 상큼한 굴을 초장 찍어 한입, 시원한 국물의 찌개까지 밥 한술에 반찬 서너 가지 씩를 먹다보니 어느새 가득 차버린 배가 야속하다. 남은 음식이 아까운 분이라면 기꺼이 포장해 가도 된다. 특히 이집 족발을 싸가는 손님들은 너무 많다. 서울, 광주, 목포, 무안 등 인근 고창에서까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많다. 심지어는 꽃게장 등 일부 반찬을 팔라며 때 쓰는 경우도 많다.


  이곳에서는 5천원 정식백반 외에도 홍어, 붕어, 병치찜과 수육, 홍어회, 노랑가오리 등 철 따른 횟거리가 추가된 1만원 정식백반과 아구탕, 오리탕 등을 비롯해 요즘 제철을 맞아 최고의 인기인 백합과 백합탕 그리고 백합죽(8천원)을 맛볼 수 있다.


 

  9년째 이곳 고향에서 한성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문병(54) 사장은 원래 바로 앞 읍사무소에서 기능직으로 24년 6개월을 근무했었다. 염산이 고향인 부인 선매순(49)씨를 만나 결혼 28년째로 슬하에는 1남 1녀의 자녀를 두었으며 딸 김선진(27)씨 포함해 가족 셋이 이곳 을 운영하고 있다.



  김사장은 “손님 간 차별을 하지 않는 것, 높으신 분이든 아니든, 고급 옷을 입었든, 허름한 작업복을 입었든 내 집에 오는 모든 분은 귀한 손님이라는 것에 변함이 없다”며 “음식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 원칙을 세워 평생 지켜갈 것”이라고 말한다. /채종진 기자


예약문의 061-352-7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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