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 茶園 - 차 만드는 사람들



  우리나라 차의 원류는 다양한 설이 있다. 그중 흥미로운 것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한 마라난타가 영광 불갑사와 나주 불회사를 세울 때(384) 차나무를 심었다는 설도 있어 우리 지역이 차의 원류가 될지도 모른다.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맑게 하는 차 문화는 천년이 넘게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한지 오래다. 요즘은 각종 음료수며 인스턴트식품으로 차는 마니아층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차는 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옥당골차문화연구소 다전 정원재(47) 원장은 우리지역 최초로 차를 만드는 사람이다. ‘옥당골 茶園 차 만드는 사람들’(이하 옥당골다원)이 바로 그곳이기도 하다. 정 원장은 법성 덕흥리(지와일) 출생으로 91년부터 17년간을 보성의 다원에서 차에 관련한 일을 했다. 2001년 이후 3년간 전국을 답사하며 ‘신비문화 답사기행’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고향에 자리한 정 원장은 3년여를 차에 대한 연구와 준비로 올 9월에 옥당골다원을 열었다.


  정 원장의 “생활 속에서 누구나 즐기는 것이어야 한다”는 그 차, 굳이 어려운 차의 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다만 “차는 녹차라는 등식과 녹차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쯤은 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가 막 담근 김치, 신 김치, 묵은 김치가 있듯 차도 만드는 과정에서 발효 정도에 따라 무발효는 녹차(綠茶), 경발효 황차(黃茶), 반발효 청차(靑茶), 발효 홍차(紅茶), 후발효 흑차(黑茶)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정 원장이 만드는 차는 바로 녹차와 황차류다. 특히 깨끗하고 공해 없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대덕리 산자락 6천여 평의 차밭을 직접 일구고 있다. 차의 가장 중요한 것은 맑음이라는 원칙과 땅심을 먹고 자라는 차나무이기에 야생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이 중요하다. 그래서 차밭에는 화학비료나 제초제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차밭을 가꾼 덕에 지렁이, 거미, 청개구리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한다. 



  이 찻잎을 채다(생잎 따기)해서 시들기(그늘에 정체), 유념(비비기), 발효, 살청(열을 줘 더 이상 발효를 막음), 건조, 포장, 출하 과정을 거처 옥당골다원의 차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는 어머니의 젖내음과 순수함을 가득 담았다는 의미로 ‘茶모수’라는 상표를 갖는다.

그 종류는 채다와 가공 시기에 따라 4월 모춘, 5월 여월, 6월 고월, 9월 청추라는 이름으로 각각 녹차․황차류가 있으며 가격은 40g 팩에 1만 원부터 3만 원 선이다.


  황차를 맛보려면 일단 80°~90° 끊인 물에 적당 양의 황차를 넣고 5초 정도 우린 후 세다한다. 다시 물을 부어 30초가량 우리면 된다.

색은 황금빛에 향은 복숭아, 소나무, 녹차향이 나기도 한다. 맛은 부드럽고 순하며 달콤한 맑은 맛이 난다. 녹차가 찬기운의 것이라면 황차는 약간 따듯한 기운을 뿜는다는 느낌이다.


이 차 맛을 보려면 무료 시음장이 있는 이곳을 언제든지 방문하면 된다. 100년이 넘은 가옥에 마련한 차 시음장은 고가의 정취뿐 아니라 마당의 300여년 된 세 번 굽은 희귀한 보리수나무도 볼거리다.


  정 원장은 “우리지역 문화관광과 연계하여 방문객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차밭 구경과 차 만들기 체험행사 등을 연계하여 옥당골다원의 茶모수가 우리지역 특산품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계획을 말한다. /채종진 기자


문의 : 061-352-2593, 016-684-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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