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태/ 이용사회 영광군지부장
우리 영광에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온다고 할 때만 해도 일거리가 생긴다는 단순한 생각에 불만은커녕 많은 기대 속에 모두가 들떠 있었다.
발전소 공사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생겼고 우리지역은 활기가 띠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방사능 오염문제로 지역민들간에 갈등만 고조되어 있고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폐기물과 온배수로 농어민과 주민들의 불신만 날로 커져가고 있다.
특히 핵폐기장 유치문제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양분된 대립상태는 극과 극에 달해 심각한 문제이다. 핵폐기장문제는 지금 어떤 것보다 시급히 해결해야할 급선무이고 당면과제
이다.
핵폐기물을 지하에 안전하게 매몰한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어 걱정인데 그 위험물질을 지금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가? 늘어만 가는 핵폐기물을 노출상태에서 쌓아놓고 있지 않는가 안일하게 집단 이기주의에 치우쳐서 시위나 하고 논쟁으로 일관하며 주민들 눈치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부 주민들도 깃발이나 앞세워 시위하는데 시간만 허비하지 말고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고 명분이 서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한수원은 문제가 벌어질 때만 임시방편으로 모면해서 넘어가려는 얄팍한 수를 쓰지 말고 주민들이 흡족하게 납득이 될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행정기관에서도 기회주의적인 눈치만 살피지 말고 과감하고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서서 중재 역활을 해야 한다. 인기에 연연하고 표를 의식해서 갈팡질팡 허둥대서는 안 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요인은 핵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다. 원자력, 핵 하면 2차 대전 때 일본에 투하한 원자탄을 떠올리고 그때의 피해상황을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
위력을 따지자면 현대의 핵무기는 그때의 원자탄보다 몇백배 몇천배의 위력을 발휘한다.
핵은 물론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각 분야에서 평화적으로 요긴하고 소중하게 쓰이고 있다. 같은 물이라도 독사가 마시면 독을 만들지만 소가 먹으면 우유를 만든다는 비유같이 양면적이 물질이 핵이다. 위험도를 말하자면 핵발전소가 더 위험하지 그곳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더 위험할까마는 핵에 대한 노파심은 어쩔 수가 없다.
지금 핵폐기장문제는 마치 주택은 지어놓았는데 화장실이 없는 꼴이다. 어떤 공사장에도 주된 공사에 앞서 간이식으로도 화장실을 먼저 마련한다. 그런데 위험물질을 배출하는 발전소에서 그 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처리장이 없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유치를 하든 시급히 서둘러야 하고 따라서 핵발전소로 인해서 혜택을 받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는 응분의 대가를 내게 하고 반대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지 주민들에게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일부 특정지역만 사탕발림식으로 소극적인 보상은 주민들의 반발만 유발할 뿐이다.
하루 빨리 한수원과 주민들 그리고 행정기관의 삼위일체가 되어 지혜를 짜내 핵폐기장문제로 싸움질이나 하고 논쟁거리가 되지 않도록 묘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뜨거운 감자격으로 먹자니 뜨겁고 남을 주자니 아까워서 대책 없는 논쟁만 하다가는 차라리 핵폐기장을 유치한다는 것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