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섭/ 군남면 월흥리




쌀협상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던 날 전국의 농업인들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렸을 것이다. 국회에 상정되기 전부터 농업관련 단체에서는 대규모 농민집회와 나락적재투쟁, 단식 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정부와 국회에 압박을 가하여 쌀협상 비준안을 저지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 지역 농민단체에서도 군청 앞 나락 적재투쟁과 단식투쟁, 그리고 몇 번에 걸쳐 서울집회와 부산집회에 참여하고 전남도청 개청식에 맞추어 도청 앞 나락적재 투쟁에도 동참하고 각 읍․면사무소와 농업기반공사 앞에도 나락을 적재하고 최근에는 농기계 시위까지 벌이는 등 농민의 분노를 표출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농민의 한사람으로 직접 참여도 하고 지켜보기도 하면서 부끄럽고 안타깝게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어 여기에 적고자 한다.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하여 특수집단들이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파업도 불사하는 등 똘똘 뭉치는 힘을 과시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우리 농업인들은 농촌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데도 미동조차 없는 것 같다.


 


농업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고 쌀 협상 비준안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곧 수입쌀이 들어오고 국내 쌀값은 폭락하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인지 아무런 동요가 없다 몇몇 농민단체 집행부 소수만이 농민이고 그 사람들만 피해를 입어 난리를 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농업인 모두가 힘을 뭉쳐 한 목소리를 낸다면 모든 농민이 대정부 투쟁에 함께 참여하여 서울집회에 몇 천명이나 2-3만명이 아닌 몇 백만명이 모이는 집회가 된다면 단 일년이라도 모든 농민이 쌀농사를 포기하겠다는 작정을 하는데도 정부와 국회가 우리농민들을 힘이 없다하여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농업문제를 처리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 농민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또 한번 비통함과 울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쌀협상 비준안을 통과 시키고자 여야국회의원들이 뒷구멍으로 합의 했었다는 현재 1ha당 6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고정 직불금을 8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도 정부가 재원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단다.


 


이제 쌀 문제는 몇몇 농 관련 단체 집행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농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심각한 문제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라도 모두 함께 동참하는 농업인들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 간절하다.


 


끝으로 지금까지의 농민투쟁을 이끌어준 농관련 단체 집행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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