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구 현
물길은 흐르고 발길은 머물렀다.
이슬비 오는 망루에 올라서서
무심히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았다.
강심(江深)은 알 수 없고 물길은 아득한데
강 건너 보이지 않는 당신의 얼굴.
술 담배도 끊을 수 있으리라!
니코틴보다 더 지독한 이 외로움.
알코올보다 더 가슴 떨리는 이 그리움.
식후에 견딜 수 없는 한 개비 담배처럼
저녁나절 폐부를 적시는 한 잔의 소주처럼
이제는 견고한 일상(日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로 가는 일.
당신은 언제나 강 건너 저 편에서
그저 말없이 떠오르는 나의 달(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