뿍뿍들어온다 조기 많이 들어온다 굴비의 고장 법성포 어민들 일상 나타내...

"♬♪ 돈실로가세 돈실로가세 ♩♪영광법성포로 돈실로 가세 ♬♪♬" ∼ "♬♪뿍뿍 들어온다 조기많이 들어온다♬♪♬" ∼ "♩♪돛을 달고 봉기달고 물때따라 바람따라♬♪" ∼"어허야 뒤여 어허여 뒤여 지화자 좋다 지화자좋다"

지난 30일 저녁 영광실내체육관에서 꾕과리, 징, 장구소리에 맞추어 흘러나오는 노래들이다. 요 며칠 저녁마다 가락에 맞춰 흘러나오고 있어 지나는 이들이 불쑥불쑥 들여다보고 간다한다.

바로 지난 31일 나주에서 열린 제28회 남도문화제에 참가할 '칠산어장 풍어굿'이 한참 연습 중인 것. 실내체육관에 들어서면 칠산 1호·2호라 명명된 커다란 배가 두척, 고기잡이에 필요한 그물, 배에 실어질 커다란 깃발들, 그리고 법성포구 주변에서 조기를 말리는 걸대와 굴비를 엮기 위한 지프라기와 굴비를 흉내낸 모형들이 너저분하게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다. 모두 풍어굿 연출을 위한 소품들이다. 그 사이에 수십여명이 옛 시대 어부의 복장으로 서성거리고 농악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며 움직인다.

총연출을 맡은 한희천 국악협회장과 지도하는 이경수씨, 한현선씨 등의 목소리가 크다. "그렇게 가만히 서있지만 말고 더 신나게, 흥 있게 움직이면서 하란 말이여…" "배가 가득 차 오는데 안 기쁜가?" 하면서 모션도 흉내내고 가르치기도 하고 목청을 높여 꾸짖기도 하면서

풍어굿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법성포에서 실제로 굴비와 관계된 조업을 하고 있거나 했던 사람, 그리고 영광지역의 국악인들 등 80명이 한팀이 되어 실제 풍어굿을 재현하는 이번 자리에는 모두가 열심인 듯 싶다. 선장과 선원, 사공, 그리고 고기를 실어나르는 실령꾼과 고기를 엮는 부녀엮걸이꾼, 엮어진 조기를 두름 두름으로 걸대에 올리는 걸대꾼, 그리고 무당 등으로 자신들의 역에 맞게 옷을 입고 분장하고 성심 성의껏 연출해 내고 있는 이들은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의 연습시가니 지나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다. 생업에서 펼쳤던 선조들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여서 인지 몰라도… 칠산어장 풍어굿은 서해 칠산바다로 나가 어장을 하기 위하여 어민들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신에게 고사를 지내는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이것이 화합의 축제로 조성된것이다. 의례의식적인 장면이나 내용 및 특징이 전국 동서해안 도서 어느 지방에서도 볼 수 없는 전통 고유민속 놀이로 흥미, 흥취를 담은 우리 지역만의 특별한 놀이다. 노래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살풀이, 타령제 등으로 연출되며 간소한 꽹과리와 징, 북, 장고 등 사물타악기로 편성된 타주가 진행되어져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게 된다.

지도하는 이씨에 따르면 칠산어장 풍어굿은 크게 다섯 놀이 마당으로 구분하고 있다. 입장하여 인사하는 인사굿과 풍어를 기원하면서 지내는 고사, 고기를 잡으로 칠산어장으로 배가 출항하는 마당, 만선의 조기들을 실령꾼들이 옮기고 엮는 엮걸이 모습, 그리고 엮어진 고기

를 걸대에 말리기 위해 거는 것, 이렇게 다섯으로 구분한다는 것.

이중 모두가 흥겹고 재미있지만 특히 다른 어떤 놀이마당보다도 '걸대놀이'가 볼만하고 들을만하다. "얼로 받어라, 조기원님 올라간다. 하나로세, 얼로 받어라, 민어이방 올라간다 둘이로세, 얼로 받어라 농어행방 올라간다 셋이로다. 얼로받아라 싱대사령 올라간다 얼로받어

라 넷이로다. 숭어참방 올라간다 얼로받어라. 다섯이로세, 박대곤장 올라간다 얼로받어라 여섯이로세…" 등 생선의 이름에 원님, 이방, 행방 등의 관청의 직위 이름을 따 웃음으로 실시하는 걸대놀이 보고 듣는 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물론 엮걸이하면서 노는 마당이나 고기잡이를 하로 나가는 마당, 또 풍어제로 인해 소원 성취한 후 즐거움 속에 끝내는 마지막 마당도 모두가 절로 흥을 돋구어 내게 한다.

참가자와 구경꾼 모두 흥에 취하게 하면서 전통을 재현한 풍어제! 대회 수상을 떠나 지역의 홍보를 알리고 역사를 돌아보면서 참 의미를 찾지 않았나 싶다.

김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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