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칼국수전문 - 만나분식



  옛날 중국에서 공공씨(共工氏)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신(疫神, 전염병귀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해 마을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해 동짓날 팥죽을 쒀 악귀를 쫓았다는 이야기가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동짓날 팥죽을 쑨 유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당시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여겼으며, 악귀를 쫓기 위해 초상집에 팥죽을 쒀 보내기도 했다. 즉, 팥죽의 붉은 색은 양(陽)의 색으로써 귀신(음귀(陰鬼))을 쫓는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먹음으로써 마음속의 사악함도 깨끗이 없앤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 팥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팥의 성분은 단백질, 지방, 당질, 회분, 섬유질 등과 비타민 B1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각기병의 치료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팥을 삶아서 먹으면 신장염을 낫게 하고 당뇨병에는 팥, 다시마, 호박을 삶아 약간 매운듯하게 먹으면 좋다.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사람은 팥꽃의 즙을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고 설사를 멈추게도 하고 비만증과 고혈압의 예방 치료제이기도 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옛사람들은 매달 초하루와 보름날을 팥밥 날로 정해 먹을 만큼 팥은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우리 몸에 이로운 팥을 요즘에는 어떻게 먹고 있을까? 대부분 떡 고물로 사용하거나 빵에 단팥 형태로 넣고 밭 밥을 해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팥의 진수를 맛보려면 팥죽만한 게 없다.




  영광읍 사거리 동부농협 뒤편에 자리한 만나분식은 요즘 보기 드문 팥죽 전문점이다. 김광중(51) 사장과 부인 김미자(47)사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문을 연지 벌써 16년째이다.




  부인 김 사장은 “16년전 남편의 후배가 운영하던 이곳을 인수했다”며 “남편이 10년 택시운전을 뒤로하고 갑자기 인수하는 바람에 첫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문을 연다. “경험도 없이 손님들 앞에선 첫 장사에 얼마나 떨리던지 팥죽 한 그릇 내놓는데 20여분이나 걸렸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맛난 팥죽 한 그릇 쒀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 채 안 걸린다. 16년 세월이 초보 팥죽 장사를 베테랑으로 만들어 준 셈이다.




  물론 염산, 백수 등 두 부부의 고향 마을에서 사온 좋은 팥을 잘 삶아 거름망에 걸러 끓여 놨다가 밀가루 반죽을 직접 손으로 밀어서 잘라놓은 칼국수를 넣고 끓이기에 짧은 시간에 가능하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서 때론 걸쭉하게 대론 약간 묽게 국물을 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찹쌀로 빚은 새알을 넣고 끓인 동지 팥죽을 원해도 가능하다. 이집의 또 다른 주 메뉴, 바지락 칼국수도 인기다. 바지락을 넣고 삶다가 맑은 국물이 나기 시작하면 면을 넣고 끓이다 호박, 당근, 파, 마늘, 매운고추 등을 넣고 적당히 끓이면 바지락 칼국수 완성이다. 김 가루를 살살 뿌리고 고소한 참기름 한 두 방울까지 더하면 맑고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값은 3천5백 원, 이외에도 수제비, 김치·된장찌게, 라면, 떡국 등 식사 메뉴도 다양하다.   




“재료값 아끼는 것 보다는 맛과 건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 가족의 음식을 만드는 마음으로 정성을 담겠다”는 두 부부는 단골손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염산 축동리 태생인 남편 김 사장과 백수 홍곡리 출신인 부인 김 사장은 결혼 24년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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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 오전 9시~밤8시


문의 : 061-352-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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