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인생 50년 - 성산한복



 한 계통의 일을 10년 동안 하고도 전문가 소리를 못 듣는다면 그 일을 그만 둬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10년간 한 계통 일을 한다면 어느 계통이든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50여년을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마땅할까?




  영광읍 우체국 사거리 부근에 위치한 성산한복 홍성순(65) 사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첫 받아든 명함에는 ‘홍성순 한복 연구실’이라는 거창한 문구가 새겨져있다. 홍 사장은 “전남 나주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바느질삯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바느질의 아름다움을 느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부모님을 도울 수 있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바느질이라 결정했었다”는 홍 사장은 “어머니를 도우며 13살쯤부터 틈틈이 배웠던 바느질을 16살이 되던 해에 목포 대성동에서 정식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10여명이 일하는 좁은 바느질 방에 제일 어린나이로 들어가 보조(시다)부터 시작했었다”는 홍 사장은 “당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일이 가장 한이 맺힌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생활한 그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부모가 된 후 그 힘들었던 시기를 가난만은 절대로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이겼었다”고 한다.






 그렇게 힘들고 바쁘게 산 50여년이 지난 요즘 또 하나의 아쉬움은 바로 바쁘게 살면서 주지 못했던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좀 더 여유롭게 살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나누며 살고 자식들에게도 다하지 못한 사랑을 주고 싶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단 사랑하는 자식들에게도 어느 자리에 무슨 일을 하던지 존경받고 사랑받으며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전한다.




  홍 사장의 한복 바느질 기술은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널리 알아주는 실력이다.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던 것도, 미국 이민 100주년 기념 워싱턴 패션쇼에 참여한 것도 모두 그의 실력을 반증하는 일들이다.




  한복 한 벌을 짓기 위해 하루를 꼬박지내고도 재료비 포함 한복 맞춤비용은 15만 원 선부터 있다. 물론 좀 더 고급 소재와 특별한 작업이 필요할 경우 금액 변동이 있지만 문제는 가격보다 대중성이라는 게 홍 사장의 설명이다.




  “큰 행사를 치를 때 높으신 분들부터 우리 한복을 입어야한다”고 말하는 홍 사장은 “우리 한복은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선이 살아있고 색이 살아있는 세계 최고의 의복이다”고 설명한다. 또 “이러한 아름다운 우리 것을 놔두고 남의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홍 사장은 “과거 멋을 강조해 입기 불편했던 한복보다는 그 틀을 과감히 벗고 우리 조상들이 생활에서 입었던 편한 한복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홍 사장은 원래 전남 나주출신으로 영광 덕호리 태생인 남편 김인기(70)씨를 만나 결혼  44년째 1남3녀를 두고 있으며 영광읍 무령리 안집에서 한복 일을 수년째 해오다 광주 한복 명장들의 권유로 10여 년 전 성상한복집을 개업, 운영하고 있다. /채종진 기자  


문의 : 061-35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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