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론
고봉주/ 새마을 영광군 사무국장

 

미국의 뉴딜(New Deal)정책과 한국의 4대강 개발


미국의 역사를 보면서


1932년 말, 미국의 역사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던 대공황의 고통 속에서 2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 미국민들은 집권당이었던 공화당의 후버를 낙마시키고 민주당의 루스벨트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전임자였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강대국 미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이상주의자였지만 결코 서민과 노동자에게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의 집권 기간 동안,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의 특수로 엄청난 경제적 부를 축적하여 임금과 물가가 오르고 주식 값이 치솟았으며 벼락부자들이 속출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1929년 10월 24일 암흑의 목요일로 불리는 증권시장의 대혼란이 왔으며 그 후 10년에 가까운 무섭고 혹독한 대공황의 신호탄이 되었다.


불과 2년이 안되어 임금은 반 토막이 되었으며 공장엔 팔리지 않는 재고품이 넘쳐 흘러 가동이 중단되고 농장에는 팔리지 않은 농산물이 쌓여 썩어가고 있던 시절, 절망에 빠진 서민 대중들은 루스벨트가 공약한 뉴딜(New Deal) 정책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루스벨트는 공황을 극복하고 끝없이 추락하는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처방으로 구호, 회복, 개혁이라는 3R 정책을 추진하였다.


은행을 개혁하고 자유방임주의를 탈피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을 하였으며 노동단체를 보호하는가 하면 굶주리고 헐벗는 사람들을 위한 빈민구호와 일자리를 잃고 헤매는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취업구호, 빚에 찌들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해 주는 부채구호 등 빈민구제를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필요에 따라 현금도 나누어 주었으며 팔리지 않는 농산물은 정부가 구매하여 전국민들에게 분배하였고 공장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품도 정부가 구입하여 분배를 했다.


뉴딜 정책의 백미는 테네시 강의 개발사업이었다.


루스벨트는 테네시 계곡의 개발공사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뉴딜정책은 1933년 시작한 이래 상당한 효력을 발휘하여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떨어지고 경제가 호전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계가 있었다.


1937년 또 다시 혹독한 불경기가 불어 닥치면서 1938년에는 실업자 1000만명 시대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아슬아슬한 순간에 미국의 경제는 다시 한 번 초강대국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한국의 현실에서는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일부 정책입안자들에 의해 극비리에 추진이 되었던 이 사업은 수면 아래로 잠시 잠복해 있을 뿐이라거나 4대강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변칙적으로 추진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보수 언론과 단체는 연이어 4대강 개발의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미 천문학적인 예산을 확정해 놓은 상태이다.


우리는 여기서 지난 미국의 역사를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정치여정이 무서우리만큼 미국의 역사를 닮아 가는 것은 아닌지 작금의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이상주의 정치에 불안감을 느낀 유권자들은 집권당이었던 열린 우리당의 정동영 후보를 밀어내고 4대강 운하와 일자리창출 등 현실적인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의 이명박에게 500만표 이상의 몰표를 주어 당선시켰다.


마치 미국의 이상주의자 윌슨의 뒤를 이은 후버를 밀어내고 현실적인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건 루스벨트를 미국민들이 선택했던 것과 비슷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밀어 붙였다.


마치 루스벨트가 테네시 강 개발 사업을 펼쳤던 것과 매우 닮은 꼴의 정책이었다.


하지만 뉴딜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필요했듯이 4대강 개발사업도 결국은 천문학적인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져야 한다.


테네시 강 개발사업은 발전량도 적은 쓸데없는 댐을 많이 건설하여 세금낭비와 엄청난 자연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결국 임금이 생산성을 넘어 신규채용은 줄어들고 실업은 다시 증가하였으며 이는 다시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 했던 사업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만약 때마침 터진 2차대전의 특수가 아니었다면 뉴딜정책은 실패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엊그제 편법까지 동원하여 소위 MB악법이라는 미디어 법까지 통과시킨 이명박 정부가 테네시 강 개발사업을 4대강 개발사업의 반면거울로 삼아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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