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나로호의 발사는 보통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도 좋을 만큼 흥분 하기에 충분한 ‘사건’ 이다”


 


우산 장수 아들과 나막신 장수 아들을 가진 부모는 하루도 걱정 없는 날이 없다. 날이 맑으면 우산 장수 아들이 걱정되고 비가 오면 나막신 장수 아들이 걱정 돼서다. 많이 들은 얘기다.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 아들을 두지 않았어도 갈수록 날씨가 우리를 걱정시킨다. 예년같으면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이룰 때인데 사상 가장 긴 장마로 인해 실종됐던 더위가  시작됐는가 했더니 벌써 입춘(7일)이다.


 


 우선 더위에 시달리지 않아 좋았으나 농삿일이 걱정이다. 절기에 맞게 춥고 더워야 하고 눈과 비, 바람이 오락가락 해야 농사 걱정이 없을텐데 삼복 더위가 실종돼 버렸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위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올 여름 날씨는 원망스러울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로 인류는 갈수록 고통 받을 것이 예고 됐다. 요즘 날씨 정도는 약과인 기후이변에 대비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당장 농사와 장사는 걱정되지만 대한민국도 우주시대를 열게 된다는 기대가 우리를 흥분시켰는데 자꾸만 늦어진다. 10일 발사 예정이던 ‘나로’호가 또다시 연기됐다. 첫 예정일은 2007년 10월이었다. 이번까지 6번째 연기다. 하지만 머잖아 나로호는 발사될 것이다. 지난 6월11일 준공한 고흥 나로도 우주센터에서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 호가 발사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한 인류의 생존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우주 개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중세엔 일찍 바다에 눈을 돌린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등이 세계를 제패, 풍요를 누렸다. 현대엔 과학 기술이 경쟁력이다. 과학 기술 가운데서도 생명공학과 우주 과학은 미래의 경쟁력을 결정 지을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 경제적 가치는 ‘무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그 무한대의 경제적 가치를 향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투자는 벌써 돈이 되는 산업으로서 역할을 시작 했다.


 


 우주과학의 선두주자인 러시아는 우주 정거장을 운영하면서 우주시대를 리드하고 있다. 우주 정거장의 이용 대가를 받고 있으며 우주선 발사 기술 수출, 우주인 양성등으로 우주과학을 산업화 했다. ‘나로’호도 러시아 기술진의 주도로 발사된다. 물론 만만찮은 대가를 받는다. 40년전 이미 루이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킨 미국은 우주관광이란 새로운 분야의 산업으로 돈벌이에 나섰다.


 


 한 백만장자가 열흘간 우주에 머물며 ‘관광’ 을 하기도 했지만 ‘버진 갤럭틱’ 이란 회사는 세계 최초의 투어 우주선을 개발, 최종 테스트 단계에 들어 갔다. 티켓 판매 광고도 하고 있다. 요금은 1인당 20만불이니 2억5천만원쯤 된다. 우주 관광의 대중화 시대를 선포한 것이다. 우주로 효도 관광을 떠나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중국도 인민의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지 못했던 20여년전 이미 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우주과학에 투자를 했다.


 


 최근엔 우주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눈을 뜬 일본이 우주과학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주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이미 선진국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북한은 전쟁무기로 전환, 세계의 두통거리로 등장했다.


 


 우리도 이소연이란 우주인을 배출 하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 4월엔 대전에서 청소년들과 과학자들이 함께 우주인이 되기 위한 우주체험을 한 과학 사이언스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나로’호의 발사는 보통 일이 아니다. 대한 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져도 좋을 만큼 흥분하기에 충분한 ‘사건’ 이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우주 과학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우주시대를 끌어갈 인재 양성도 국책사업으로 선정,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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