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벼 갈아엎으면서 정부 무성의 규탄

정부,수매량 23만톤 늘리는 등 대책 강구

 



사진 설명: 농민들이 쌀값 폭락에 항의하며 논을 갈아엎고 있다.


 


 큰 태풍이 오지 않고 적당한 비와 일조량으로 평년 이상의 수확이 기대되는 쌀농사는 '풍년'이지만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해 수매한 쌀이 아직도 전국 창고 곳곳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총 485만 톤으로 2004년 이후 최대 생산치다. 올해 생산량도 이보다 더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대 최고의 풍년이나, 풍작의 기쁨보다는 농민들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전국적으로 전년도에 총 580만 톤의 쌀이 공급됐으나, 수요는 500만 톤에 그쳐 결국 80여만 톤의 쌀이 남아 돌면서 쌀값 하락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영광군의 경우도 지난해 약 5만5200여 톤이 생산되었으며 올해 수확량도 이와 비슷한 5만4800여 톤으로 예상된다


 쌀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농민들의 어려움이 직면해 가는데도 정부의 쌀 대책에 항의하는 농민들이 추수를 앞둔 논을 갈아엎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달 28일 한국농업경영인 전남연합회 회원들이 나주 남평읍 들녂에서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논벼 갈아업기 투쟁’을 벌였다.


 


 또한 전농경기도연맹 여주농민회는 29일 오전 여주군 가남면 본두리에서 2천여㎡의 논을 갈아엎었다.


 


 이 자리에는 전국농민회의 100여명 농민이 참가해 정부의 무성의한 정책으로 인한 쌀 수매가격 폭락을 규탄했다.


 


 영광군농민회 관계자는 "정부가 비료 및 기름값 등의 인상으로 각 농가의 경영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데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쌀 재고량 증가로 인한 쌀값 폭락 방지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농민들의 움직임에 정부와 한나라당은 29일 국회에서 당정회의를 열고 쌀값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금년 수확기 농가의 쌀 판로확대를 위해 풍작을 이루었던 전년매입(247만 톤) 수준보다 23만 톤이 늘어난 270만 톤을 금년 수확기에 매입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정은 매입 방식도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수확기 물량 흡수 여력을 높이기 위해 수탁판매 방식을 대폭 도입하고, 정부 지원 수탁판매물량을 지난해 9만7000톤에서 금년 25만1000톤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격리한 2008년산 쌀 10만t과 올해 공공비축 계획물량 37만t의 시장 방출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평년 수준 이상일 경우 2008년산 격리물량 및 올해 공공비축물량을 내년에 공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농협 및 미곡종합처리장(RPC)은 내년도 단경기에 쓸 원료곡을 올 수확기에 미리 사 두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상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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