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차게 해서 마시면 다른 음료에 비해 갈증이 무척 적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데워서 차 마시듯 마시면 감기예방에 좋다는 배! 과일 중 가장 담백한 맛을 자랑하며 성질이 달고 서늘한 과일인 배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배는 동양계의 북방형인 중국배와 남방형인 일본배, 그리고 유럽계인 서양배의 3종류가 있는데, 이들 모두 생김새와 맛이 각각 다르다. 서양배는 미국·유럽·칠레·호주 등지에서 재배하고, 중국배는 중국, 남방형은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재배한다. 한국에서는 삼한시대부터 배나무를 재배한 기록이 발견된다.

배의 효능은 어디에서 즉각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 명절 연휴에 배 만큼 좋은 과일은 없다. 소화작용을 도와 과식하거나 고기를 많이 먹어 속이 더부룩한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배에는 소화를 돕는 인벨타제(invertase), 옥시다제(oxidasc)와 같은 효소가 듬뿍 들어 있어 후식으로 그만이다. 그래서 이런 단백질 분해 효소는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해 육회나 불고기를 잴 때 제격이다.

배에는 다른 과일에는 거의 없는 석세포(石細胞)가 100g당 0.46g 정도로 풍부하게 들어있다. 배를 먹다 보면 오돌토돌한 알갱이들이 감지된다. 바로 이것이 석세포인데, 리그닌(lignin), 펜토산(pentosan)으로 이루어진 세포의 막이 두꺼워지면서 형성된 것이다. 석세포는 입안에서 프라그 제거 임무를 즐겁게 수행하기에 양치질에 버금간다.

배는 숙취해소에도 기민성을 발휘한다. 배에는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켜 체내 알코올 성분을 신속 해독시키는 다당류인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 있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도 풍부한 성분이다. 이로 인해 '배를 생산하는 마을 사람들은 주량이 세다'는 덕담이 있을 정도다.

고혈압은 배를 무척 두려워한다. 다른 과일에 비해 칼륨 함량이 높은데, 100g당 사과의 두 배에 해당하는 171㎎의 칼륨이 저장되어 있다. 칼륨성분은 고혈압을 유발하는 체내 잔류 나트륨을 배출시켜 신채 내의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시킨다.

배와 사과는 동거 동락할 수 없다. 사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가스로 인해 배가 쉽게 부패하기 때문이다. 배가 어떤 과일보다 돋보이는 것은 루테올린(luteolin) 성분이 기침·가래·천식 등의 기관지 질환 예방과 치료에 연인과 같다는 점이다./소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