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의 수출

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원전 수출을 성사시킨 이 대통령이 갑자기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제를 중시하다 ‘경제동물’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가슴에 사랑의 열매가 맺을 날을 기다린다”


 영광 원자력 본부의 홍보팀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에게 원자력 발전소가 주민들과 갈등 없이 안전하게 운영되는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을 보여주길 당부 했다. 원전의 수출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국내 원전이 말썽을 일으키고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원전의 수출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애국하는 자세로 열심히 일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내 걱정은 기우였다. 다행이다.


 


 우리 한전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의이 아랍 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가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니 당연하다. 당장의 200억 달러를 포함 총 4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수출이다. 우리돈으로 자그마치 47조원이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6배나 되는 규모이니 가히 국가적 경사라 할 수 있다.


 


 이번 원자력 발전소의 수주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 역할 또한 화제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미 프랑스로 기운 것을 이 대통령이 나서 ‘역전’에 성공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성사가 다 된 것을 마치 이 대통령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처럼 청와대가 발표했다며 이 대통령을 깎아 내렸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한 건’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회사 CEO 출신인 이대통령의 수주 노하우가 아니면 프랑스에 밀렸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정치는 시원찮지만 경제는 ‘역시’ 라는 여론이다. 깊은 속내는 몰라도 모든 정황이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경험을 바탕으로 진두지휘하여 이루어낸 ‘쾌거’가 틀림없는 것 같다. 어쨌건 대한민국의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원전 수주에 박수를 보낸다.


 


 아랍 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수주는 그 자체로도 크지만 향후 20년간 430기의 원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을 따냈고, 미국· 일본· 프랑스를 제친 외교적 성과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온 나라에 가득하다. 국민들은 1200조원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 수출 시장이 우리에게 열렸고 제2의 중동 특수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들을 나누며 이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많은 인력이 수출되면서 실업율도 줄어들 것이며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 재산의 기부에도 냉소를 보내고 ‘독재자’ ‘고집불통’ 이라고 까지 혹평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이 대통령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사랑은 죽어가는 생명도 되살릴 수 있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새 삶을 줄 수도 있다. 정치적 이유로 이 대통령을 미워하드라도 그가 잘 한 일은 사랑하자. 국민의 사랑을 받은 대통령은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매진,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기대한다.


 


 우리는 2009년을 경제위기의 불안속에서 맞았다. 하지만 소처럼 묵묵히 일하면서 슬기롭게 위기를 넘겼다. 연말에 날아든 ‘낭보’ 덕분에 2010년을 맞는 분위기는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졌다. 예산안마저도 깔고 앉아 뭉개고 있는 국회 걱정도 잊었다. 국민적 관심사인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생각 때문이다. 경제가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를 너무 중시하다 ‘경제 동물’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터키등 중동의 다른 나라 원자력 발전소 수주도 예상된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친김에 전력 투구해 성공해 주길 바란다. 청와대가 2010년 화두로 정한 일로영일(一勞永逸) 이 이루어지길 빈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모든 국민이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의 상징물인 ‘사랑의 열매’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연말연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꿈 꿀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대한민국이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모두의 가슴에 빨간색 사랑의 열매가 맺을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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