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아름다운 사람들’ 금호의 재정 악화는 과욕의 결과다. 호남인들은 금호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갖춘 기업으로 재기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 회사’ 처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얼굴이나 몸매를 예쁘게 만들기 위해 화장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도 아마 아름다워 지고 싶어서 일 것이다.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아름다움의 가치를 크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산업계에서 디자인과 포장을 중시하는 것도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모습 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다.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 보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경제적 신체적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아름다운 사람’ 이라고 칭송해 마지 않는다. 그들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유 해주고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하며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더불어 사는 것을 즐거움과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천사’ 라고 부른다.


 


 우리 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연예인중 몇사람은 그 아름다운 마음과 행동을 일상생활로 알고 살아간다. 경제적 여유가 조금만 생기면 기부하고 빈민국 어린이들의 구호에 심혈을 기우린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입양해 친자식들 처럼 정성들여 키우는 부부 연예인도 있다. 이들은 모두 남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면서 ‘천사’의 활동을 해왔지만 얼굴이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알게 됐다.


 


 연예계의 잘 알려진 ‘천사’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남들에게는 물론 도움을 받는 당사자들에게 조차 자기의 신분과 이름을 알리지 않고 ‘천사’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개인주의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가고 있지만 이런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서 사는 맛이 나는 세상이다.


 


 기업 가운데는 금호그룹이 ‘아름다운 사람들’ 을 기업 이미지로 홍보하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를 아름다움으로 정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세계 어느 기업의 홍보 문구보다 훌륭한 것으로 평가한다. 과문한데다 고향 땅에 근거를 둔 기업이라는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회사 이름 앞에 ‘아름다운 사람들’ 을 써 붙인 금호그룹의 상호는 늘 나를 감동 시켰다.


 


 금호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갖춘 기업으로 발전해주길 바라는 지역민들에게 정말 실망스러운 소식이 들린다. 금호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주력 기업인 금호 산업과 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같은 노선에 여러 회사의 버스가 운행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더라도 광주고속 버스를 타야 직성이 풀리는 지역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회사’ 가 망하는 것은 아닌가 조바심하고 있다.


 


 금호의 재정 상태가 악화된 것은 금호 보다 덩치가 큰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 은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금호가 대우 건설을 인수한 것은 욕심이 지나쳤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 후에 보여준 형제간의 싸움도 ‘아름다운 사람들’ 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박인천 회장의 아들들인 성용· 정구· 삼구 회장까지는 65세가 되면 경영권을 동생들에게 넘겨 주는 것이 불문율 처럼 지켜졌다. 아무 말썽이나 다툼 없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그런데 박 삼구 회장이 그 동생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으면서 형제간에 다툼이 일어 세간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사태를 맞았다. 금호가 다시 ‘아름다운 사람들’ 의 모습으로 돌아가 재기할 것으로 기대 한다. 호남인들 모두는 금호가 이번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욱 튼실한 기업으로 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같은 지역 정서를 감안해 금호의 재기를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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