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박사 김 철 진

 지난주 토요일 저녁에 미얀마에서 선교하시는 동갑네기 선교사님 가족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는데 우리 일행은 식사 후에 서점에 들렀다. 선교사님의 아이들은 네 명이나 되는데 딸 아이를 하나둔 나로서는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다. 서점에 들른 일행은 저마다들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고르는데 여념이 없었다. 나는 몇 권의 책을 골라 선물했는데 마치 원하던 것을 갖었을 때 느끼는 가슴이 콩당콩당 뛰고 설레는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들을 볼 때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생의 좌우를 살피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인데 미얀마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은 여러 어려운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 도전을 주는 분인데 함께 했던 지난 몇 년 동안의 사역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면서 함께 읽고 도전받았던 책 한권이 떠올랐다. 그는 미얀마로 가기전에 청년회를 담당했던 분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대학청년부를 담당하고 있기에 늘 청년이고 싶은 마음이다.


 


 청년기는 뭔가를 알기 위한 시기이다. 또한 젊음으로 인한 패기도 만만치 않아서 뭐든 못할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시기다. 그래서 20을 약관의 나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 시기에 동서양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접하고 심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청년 시절은 반드시 사라져 없어진다. 동시에 청년 시절은 어김없이 삶 속에 농축되어 남는 법이다. 그래서 청년 시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청년의 때란 자기 가능성의 그릇을 가장 크게 키울 수 있는,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 절대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2010년 동장군의 기세를 이기면서 몇 년 전 과거를 떠오르게 하는 책, 바로 '청년아, 울더라도 뿌려야 한다'를 통해 미래를 움켜쥐고 단 한 명의 청년이라도 인생관이 새로워진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유익을 주는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될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너 나 없이 어느 정도의 불안과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전 세계적인 실업과 자기 장래의 불확실성, 급변하는 직업환경과 진로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으로 봐서는 청년들을 향한 메시지가 많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실상 내용을 읽어 들어가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을 만큼 내용이 충실한 서신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을 '현존하는 미래'라고 정의하는 저자는 20가지의 주제어를 던져 놓고 호소력 있는 어조로 풀어 나간다. 직업, 비전, 물질, 문화, 고난, 용기, 선택 등 각각의 주제어는 젊은이면 누구나 부딪치며 갈등하고 고민하는 문제다. 또 청년기에 반드시 자신의 내면세계에 정리되어 자리 잡아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오늘날 청년들이 야망과 비전을 동일시하는 것이 큰 문제임을 지적한다. 요즘처럼 경제 전쟁으로 나라의 흥망성쇠가 판가름 나는 시대에 청년에게 더욱 중요한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고통스러울 지라도, 눈물을 흘릴 지라도 지금부터 뿌려야 할 씨앗을 뿌리자"고 강조하고 있다. "청년아, 울더라도 뿌려야 한다"는 굴곡 많은 젊은 시절을 보낸 한 선배가 이 땅을 살아가는 믿음의 청년들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인간은 어리석어서 꼭 때가 지나고 나서야 깨닫고 후회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거친 청년 시절을 지나 이제 잔잔한 중년을 걷고 있는 선배의 사랑 어린 권면은 더욱 소중한 힘을 느끼게 한다.


 


 내게 주어진 이 순간, 이 사람들, 그리고 이일들……. 때론 시시해 보이고 원망스럽게도 느껴지던 지금까지의 내 모든 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허락하신 ‘지금에 헌신할 때 얼마나 엄청난 영적 풍요로움이 선물로 주어지는지 알게 한다. 마치 시험을 며칠 앞둔 수험생이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소중히 노트를 하듯, 예쁜 노트장을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 표지를 넘겼을 때 드러나는 속지에서 “너를 위해 이 책을 준비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하는 음성을 들을 수 있었음하며 책이 아니라 우리들 인생도 누군가가 당신을 만나,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라는 말을 전해들을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 시간에 최선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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