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대화법에 관심을 갖자

정형택/영광문화원 부원장

 노년의 대화는 장수의 비결이요, 정신건강의 비타민이라고 했다.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나이가 들수록 좋지 못한 언어습관이 형성되지 않게 조심해야 된다. 그리고 관심어린 질문을 건네고 따뜻한 말을 베풀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경청해야 된다. 이것이 바로 나이가 들수록 존경받고 사랑받는 노인이 되는 대화의 방법이다.


 


 노년기의 대화는 스킬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온다. 불교에서는 재물이 없어도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 보시(布施)가 있는데 그 중의 마지막이 언사시(言辭施)라고 했다. 즉, 말을 품위 있고 부드럽게 하자는 것이다. 노년의 대화는 언사시를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의 세 가지를 노력해야 한다.


 


 첫째는 관심어린 질문 건네기로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어린 질문을 자주 건네 보자는 이야기다. 외출하고 돌아오는 며느리에게 얼른 다가가서 손에 든 짐 꾸러미라도 받아 들며 바깥 날씨가 어떠냐는 작은 관심이라도 건네 보면 우선 아랫사람과의 대화의 창이 열리지 않을까. 꼭 이런 질문이 아니더라도 그 상황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말문을 열어 가면 될 것인데 침묵만을 지키며 며느리의 입에서 “아버님, 진지 드셨어요?”만을 기다리는 자세로 있다면 그렇지 않아도 외로운 시기에 더욱 외롭게 되지 않을까. ‘고생이 많구나.’ ‘이 무거운 것을 어떻게...’ ‘내가 좋아한 것인 줄 어떻게 알았니?’ 등등 늘 습관처럼 대화를 시도해 나가면 얼마든지 상대방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또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와 좋은 관계, 좋은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는 먼저 관심어린 질문을 건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년기가 되면 호기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애써 보자는 이야기다.


 


 다음으로는 따뜻한 말을 베풀어 상대로 하여금 나의 정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반면에 상대에게는 적절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서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애정 없이 쏟아내는 말이 될 수 있으니 신경을 써야 한다. 잘못하면 수다나 잔소리 또는 푸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니 적절하게 표현의 효과를 살려가면서 해야 된다.


 


 가뜩이나 피곤한 상태에 있는 며느리에게 “아가, 나 물 좀 갖다 주렴.” 보다는 “피곤하니 어서 들어가서 쉬어라.”고 하면서 물쯤이야 내가 일어서서 갖다 먹으면 얼마나 좋은 분위기가 되어가겠는가. 예를 들어 그렇다는 말이지 꼭 이렇게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럴 경우 어떤 며느리가 시아버님께 물 안 떠다가 드리겠는가. 그리고 들어가서 쉬는 며느리가 있을 것인가. 말 한마디로 가정 분위기가 따뜻해지는 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말을 통해 마음을 헤아려 줘야 한다. 가장 좋은 대화는 경청과 공감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만 주어도 대화는 일단 대성공인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 아이처럼 변해 가는데 그 중 하나가 타인의 말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태도이겠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노년이 되면 잔소리, 푸념, 한말 또 하기, 고집 부리기 등의 습관이 생겨 타인의 말을 잘 안 들으려는 버릇이 있음에도 당사자는 그것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어느 누구라도 좋은 관계, 좋은 대화를 해나가기가 힘들다. 침묵은 금이라 했으니 다른 사람이 이야기 하지 않는 기회를 타서 내가 말을 해나가는 대화습관을 유지하고 이때에도 상대방에게 관심어린 말인가, 따뜻한 말인가, 지금 내 말에 관심을 갖는가 등도 살피면서 한다면 ‘침묵은 금이다.’라는 교훈은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명한 대화법이요, 노년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돈 없이도 보시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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