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준/ 대한노인회 영광군지회 수석부회장 전 영광향교 전교

 십 수 년 전 서울에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유학 까지 마치고 귀국한 박○○가 재산상속을 노리고 자신의 부모를 청부 살해한 사건은 당시에는 가장 큰 톱뉴스 거리였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와 같은 일이 크게 놀랠만한 사건이 아니어서 더욱 증오스럽기만 하다. 천륜(天倫)이라고 하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의 관계가 돈이나 재산취득을 위한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3일에 한사람의 부모가 자식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하루 네 사람의 부모가 구타에 못 견디어 경찰에 호소하고 있으며 이혼율이 세계에서 두 번째이고 길거리에 버려지는 아이가 하루 평균 9명에 이른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우리의 도덕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쉽게 가늠이 갈만하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원인은 물질 만능의 풍조에 젖은 서구 문명의 도입과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예외 없이 참가하는 무역전쟁으로 인류는 물신숭배(物神崇拜)의 늪으로 유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 이익을 다투면 서로 빼앗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고 종국에는 망국(亡國)의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 맹자(孟子)의 예언이다. 그래서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많은 비극이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우리현실을 살펴보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덕문제에 대하여는 한마디도 없고 오직 경제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백성을 기르는 데에는 덕(德)이 가장 존귀(尊貴)하고 정치의 요체(要諦)는 수기안인(修己安人)에 있다고 하였다.

 국민의 편안함이 돈과 물질만능 주의적 생각이라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재임기간 중에 경제 경제만 외치다가 결국 국가 부도를 냈다. 당시 기업가 사회에서는 상오 불신이 팽배했던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로마제국의 멸망도 로마제국을 지탱해주던 도덕적 힘이 쇠퇴 한 것에서 그 원인이 있었다고 역사가들은 증언하고 있다. 한때 세계를 재패했던 네덜란드의 번영 뒤에는 목숨을 걸고 신용을 지켜온 사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미국의 경제 위기 또한 도덕적 타락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규정을 무시하고 엉터리 평가를 한 신용 평가사들, 천문한적 숫자의 연봉을 받고 있는 망해가는 기업의 경영자들 다단계 사기극으로 드러난 전 나스닥증권거래소의 형태 이 모든 것은 패권국 미국 경제의 번영을 지탱해준 도덕적 힘의 약화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기성정치인의 타락에 물들지 말고 미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까지 막아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국민도 망하지 않는 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예외일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선결요건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도덕성에 우선시 하고 양질의 인성교육을 통해 사회의 도덕성 회복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다.  

 지도자의 도덕성을 논하기에 앞서 외국인들이 평가하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비도덕적 사례를 기사화한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모일간지에 학력이 높거나 출세한 사람일수록 병역 기피 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60년 전인 6.25사변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벤플리트대장과 크라크대장의 아들을 비롯해서 142명의 미국 장성(將星)의 아들들이 그 치열했던 한국전에 참전하여 35명이 목숨을 잃었거나 크게 다쳤다고 한다.

 또한 중국의 실권자인 마오찌듕(모택동)의 장남 마오안잉은 결혼 한지 1년도 안된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에 북한을 돕기 위해 압록강을 건넜다가 그해 11월 25일 28세의 나이로 미군의 폭격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때 그의 유해를 중국으로 이송하려하자 한국 전선에서 죽은 인민의 아들들이 한두 명인가 라며 그곳에 묻도록 했다가 작년 여름 59년 만에 중국으로 이송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같이 외국 국민은 자국이 아닌 타국의 전화(戰火)에도 계급이나 학력에 관계없이 같은 수준에서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데에 큰 감동을 갖게 한다. 그 당시에 우리나라는 고위층이나 부유층의 아들들은 대부분 수단방법을 다해서 병역을 기피했다.

 돈 없고 배경 없는 자들만이 전화(戰火)속에서 돈과 백을 부르짖으며 산화(散花)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우리국민의 수치스러운 일이다 민주국가에서 권리와 의무행위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데 병역과 납세 등의 의무수행이 선행되지 않은 출세자들은 도덕사회 구현에 큰 장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양질의 인성교육을 통해 전통적인 윤리도덕을 일깨우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라 하겠는데 현행의 우리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 국가 어디에서도 도덕교육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면서 사회악의 책임은 서로가 서로에게 전가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을 학교에서는 가정교육을 또한 모든 국민들은 국가의 교육정책을 비난하는 상황이다.

 가정이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초로 갖는 공동체이다 이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한인간은 일생을 통하여 영양을 줄 언어 습관 태도와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인성과 윤리관이 형성 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 가정은 인간의 사회화 과정에서 참으로 중대한 교육적 의의를 갖는 것이다. 그래서 인성교육에 있어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도덕(道德)은 인의예지(仁義禮智)그리고 양심(良心)”

 사람이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고 하는 것은 도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듯이 있어야 하는 이법(理法)이요 준칙(準則)이다.

 도덕의 근원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 하늘(天)로부터 부여 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를 인간의 본성(本性)이라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고 하며 도를 닦는(修) 것을 가르침(敎)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도덕의 근원은 하늘이고 도덕의 기준은 나의 본성에 있는 것이니 나의 본성대로 살면 그것이 곧 도덕인 것이다.

 도덕의 내용에 대하여는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도덕의 근원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유학(儒學)에서는 도덕은 원래 천명(天命)인 인간의 본성을 따라서 얻음이 있는 것이니 그 내용을 바로 인, 의, 예, 지(仁義禮智)에 두고 있다.

 즉 사람에게는 불쌍한 것을 보고 측은 해하는 마음인 인(仁)의 단서(端緖)가 있고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惡)을 미워하는 의(義)와 어른에게 사양하는 예(禮)와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지(智)의 단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덕은 곧 “인의예지”이며 유학(儒學)의 전당(殿堂)인 성균관대학의 교시(校是)가 인의예지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은 육체적 기질의 욕구(慾求), 욕망(慾望), 욕심(慾心)에 의하여 나의 본성인 양심이 오염되었을 때에 그 기준(基準)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성인의 가르침을 통해 오염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이 교육을 통해 도덕성 회복만이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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