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 /여민동락 원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이유야 어떻든 관내 여러 작은 학교들이 통폐합 행정처리 대상입니다.

이런 식이면 남아날 학교 하나도 없을 터입니다. 살기 좋은 공동체의 중심엔 ‘학교’가 있다 했는데, 한마디로 절망스런 현실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고사를 기다리기보다 살기좋은 고장 만들기의 중심에 지역민의 나눔과 합함이 절실합니다. 새로운 시도는 늘 설레이는 일이자 두려운 출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 절망할 때, 앞서서 '부정의 심리'를 '긍정의 심리'로 만드는 일은 외롭지만 아름답습니다. 10년 뒤, 이 척박한 땅 농촌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 드물다못해 아예 없는 실정입니다. 나락에 빠져든 농촌의 미래를 어찌할지 몰라, 수 백년 정주하던 곳의 붕괴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걸을 수 없다 포기하는 것 보다, 걷다 쓰러질지라도 한 걸음이라도 힘내어 발을 떼보는 것만으로도 위대합니다. 그저 포기하고 있으면 그 어떤 성취도 불가능합니다. 모두다 안 된다 할 때, 새로운 그림과 정열과 가능성으로 도전하는 시도와 모색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증거입니다. 통학이 불편하면 통학차량을 마련하고, 교육비가 부족하면 발전기금을 조성해서 작은 학교를 명품학교로 키우는데 지역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묘량면 묘량중앙초등학교는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학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타지역 전입학도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광군의 통폐합 대상 여러 학교들을 아주 특별한 작은 학교로 특화시킬 복안을 함께 마련해 가야 합니다.

농촌은 그 자체로 '문화재'입니다.

농촌을 '문화재'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야말로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문화재를 잘 키우고 가꾸고 보존하는 근본바탕에 바로 '교육'이 있습니다. 교육과 보육문제의 해결없이 농촌의 미래는 없으며, 정주인구의 증가와 경제 복지 문화의 부흥도 불가능합니다.

모든 논과 밭과 산야를 갈아엎고 공장을 지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공장을 짓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 농촌을 부흥시킬 수는 없는 일이며, 바람직하지도 성공하지도 못할 일입니다. 농촌의 문화원형을 복원하고 구조를 혁신하여 새로운 대안농촌의 생산력 기반과 경제동력을 부흥시켜야 농촌자체로 경쟁력있는 삶터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상상력을 키워야 할 때, 그 농촌의 복원과 부흥의 핵심에 '교육'이 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작은 학교 살리기 시도는 단순히 농촌살리기의 수단이 아니라 대전제입니다. 작은 학교는, 그래서 더 큰 가능성의 보고입니다. 작은 학교에서의 실험이야말로 더 크고 위대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인큐베이터입니다.

안 된다고 포기하고 망설이면, 그저 묻닫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전국의 100여 개가 넘는 작은 학교 성공사례와 모범이 우리에겐 그저 단순히 남 얘기일 수는 없습니다. 오늘 초등학교 하나 문을 닫거나 통폐합하면, 10년 뒤에는 농협도 우체국도 보건소도 문을 닫거나 통폐합 하지 말란 법 없습니다. 오늘 이런 식이면 몇 년 뒤 읍 면사무소도 통폐합하지 말란 법 없습니다. 이미 행정통합이 진행 중입니다. 어쩌면 지난 20년 전 전혀 오늘의 미래를 예상하지 못했듯이, 앞으로 10년 20년 뒤 영광군 면단위의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만큼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실험은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주민과 선생님 그리고 행정이 일체가 되어 전국적 모범을 만드는 희망의 신비, 그 신비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새로운 농촌을, 새로운 영광군을 만들게 되는 가장 뜻깊고 수확량이 많은 농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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