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덕 / 전 영광군수경연회장

60년만에 돌아온다는 (경인년)백호의 해가 시작 된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고 찬바람도 많이 불었던 것 같다.

봄철에는 고대하던 병어 잡이가 신통치 않았고 여름과 가을에는 중국의 양쯔강 댐 건설로 인한 황토 물 급감소로 해파리와의 지긋지긋한 전쟁에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어업인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였다.

그래도 예년 수준에는 못미쳤지만 늦가을까지 꽃게와 조기가 우리어업인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줬을까?

이제 또다시 바다의 일이 시작되는 2월이다.

입춘이 지난지도 한참인데 아직도 바람은 한겨울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금년 실뱀장어 치어잡이 작황이 상당히 좋지 않단다.

겨우내내 준비해왔던 실뱀장어 치어 잡이가 겨울철 날씨만큼이나 우리어업에겐 걱정이다.

많이 잡히고 값도 좋아야 할 텐데....

하지만 이보다 더 걱정해야 할 일이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우리영광바다에 큰 쓰나미가 발생하였다.

해마다 작은 쓰나미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금도 그 원인에 대해서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번번하게 지구촌 여기저기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예측 가능할 수 없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단다.

지진에 가장 민감한 곳이 바다인데 우리 어업인들은 무조건 조심해야겠다.

어찌 보면 우리어민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 속에 매일 매일을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투 속을 뚫고 다가선 동료 어업인에게 말없이 건네던 담배 한 개피와 한 잔의 술이 대화의 전부인 듯이 우리 어업인들은 어떤 말보다도 무언으로 대화를 한다.

그런 우리 어업인 여러분께 이런 말 자체가 불필요한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해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감히 우리 영광 어업인 분들께 한마디 드리고 싶다.

최소한 우리 어업인들만이라도 믿어주고 보듬어 주고 자랑해주고 사랑해 주자고. 여러 가지 형태의 어업 방식과 면허가 다양한 수산업의 특성상 서로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은 아쉽고 섭섭함이 있더라도 바다를 생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동질적 입장에서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자고...

지금까지도 우리는 잘 해왔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자연스럽게 완벽한 하나의 영광 어업인이 될 것이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업인, 그리고 잡은 고기를 판매하는 판매인,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진정한 영광의 수산인이 되자고.

설 명절 뒤 귀경하신 영광의 향우님들. 귀경선물 고향수산물 구입해 가셨는지, 앞으로도 어려워진 우리 영광어업인들을 위하여 영광수산물을 구입해 주시길 기대하며. 우리 영광의 수산물이 전국적인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홍보 대사가 되어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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