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사) 한농연 영광군연합회 직전회장

김상훈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 직전회장

“영광의 농촌의료․ 교육․ 문화 이대로라면 그나마 있는 사람도 나갈 판”

그동안 농어촌은 도시중심, 기업중심의 희생양으로, 경제개발이란 단어의 피해자로 살아왔고 그 결과 농촌은 늘 도시보다 적은 소득과 열악한 문화적 혜택이라는 결론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왔다. 이는 농업이라는 경제구조에 대한 정치적 지도자들의 인식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폐해는 날로 심해져서 이제 경제구조의 몰락만이 아니라 인권과 복지, 교육, 분화 등 모든 부분에서 미래를 바라보지 못할 형편에 처해있다. 특히 MB정부 들어서 성장주의 정책과 눈에 보이는 결과 우선 중심의 산업에 모든 예산이 집중되다 보니 농촌의 복지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에 농촌경제의 정책적 구조를 바로 세우는 것 못지않게 농촌 복지정책 또한 앞으로 영광과 같은 지자체에서 필요한 정책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 복지 현실! 날로 피폐해져 이제 자포자기 심정이다!

근자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농촌현실이 얼마나 열악해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 통계적 예를 몇 가지 들면 농산어촌의 주민들의 건강수준 만족도는 56.2%인 반면 도시민들의 만족도는 75.7%였고, 기초생활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20.5%의 불만족을 표한 도시민들에 비해 농촌주민들은 32.7%가 불만족스럽다고 의사를 표현했다. 불만족 요인 중 교통 57.6%(도시는 27.2%)은 그 불만족의 정도가 가장 컸다. 농부에게만 나타난다는 농부증에 대한 양성반응은 18%의 농촌주민이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의증(34.9%)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절반에 이르는 농촌주민이 농부증 증세로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에 30분 이내로 도달할 수 있는 경우는 38.8%에 불과하다. 월평균 의료보건비는 도시근로자가구가 11만 1985원인데 반해 농가는 이보다 많은 14만3029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렇게 도농간 복지수준의 격차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도 관련법을 제정하고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지난 해 12월 17일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지역개발위원회’를 열고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 중점내용이 농산어촌 보건복지 증진/ 교육여건 개선/ 기초생활 인프라 확충/ 경제활동 다각화/ 문화,여가 여건 향상/ 환경,경관 개선/ 지역발전 역량강화 등 7개 부문 추진과제를 선정했다고 한다.

정책의 실재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허나 문제는 이런 계획의 실질적인 뒷받침인 예산이 문제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구체적인 예산수립이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예산 자급율이 턱없이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이렇게 밖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예산을 투자하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복지기금’이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의 미래를 예측해 볼 때 앞으로 어느 정도의 예산확보가 필요한 것인가를 각 분야별로 파악한 다음 그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예산의 일정정도를 적립해 기금화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일정정도의 기금 마련이 이루어졌을 때 소외받고 있는 농촌의 불평등에 조금이나먀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에 대한 의지 표현으로 군 예산의 농업 관련 예산 비중을 30%로 늘려 잡겠다는 군 정치지도자들의 선포가 동반되도록 농업단체에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래에 투자하는 것만이 지금의 농촌현실을 타개할 유일한 탈출구 중 하나이다!

이번 위원회의 목표 중에 눈에 띄는 지표가 있는데 방과후학교 참여율을 현재 전국 52.8%에서 2014년에는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농촌에 사는 주민들에게 미래를 위한 투자와 맞물려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농촌에는 조손가정 및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절반에 이르는 형편이다. 이들에게는 사교육이란 단어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점차 도시민의 아이들과 소득의 격차에 비례해서 교육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지역사회의 미래는 암울해 질 수밖에 없다. 부와 권력의 세습이 교육에 전이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울 뿐이다. 이를 해결하면서 어렵고 힘든 구조적 한계에 처해있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것이 지자체 장이 해야할 중요한 일 중 하나임을 잊지 말길 간곡히 바란다.

이런 정치, 경제의 구조적 한계에 새로운 희망을 지필 기회를 갖고자 새로운 시도들이 조금씩 지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지난 2월 17일 영광교육청에서 열렸던 지역내 바우처 관련 영어교육 설명회는 그 중요성이 남달라 다시한번 지면을 통해 언급하고자 한다. 지역내 초등학생들의 대부분이 영어화상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방법으로 제시된 이번 이주 여성을 활용한 영어바우처 교육사업은 영광군 영어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계획이라 생각된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복지 예산을 지자체 내에서 창의적 발상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기만 하면 우리 영광 안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방과후 학교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질 좋은 교육을 돈도 많이 안들이고 받을 구 있다면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이런 계획은 국가에서 추진하고자하는 방과후학교 참여율 제고 방침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적극 권장해야할 사업이라 본다.

농촌복지에 대한 장기비전이 필요

지역에 많은 견해와 다양한 욕구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욕구를 다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명분과 비전을 제시하여 꿈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꿈은 그냥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민의 요구를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논리와 객관화된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영광군 자체의 고민과 계획이 있을 줄 안다. 그러나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영광미래에 대한 공유된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 부류에서 독점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영광농촌의 미래전략이 지역사회 안에서 공유되고 중점적인 투자와 장기적 플랜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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