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6․2 지방선거가 끝났다. 집권 한나라당이 제1 야당인 민주당에 참패 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상반된 결과다. 이제 양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과 입후보자와 국민들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일상으로 돌아가 국가와 지역의 발전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당의 대승은 민주당 조차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민주당은 내세울 만한 뚜렷한 정치적 성과가 없고 지지율도 줄곧 한나라당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 주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반발의 결과일 뿐 결코 민주당이 정치를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여당의 일방적 정국 운영과 구멍 뚫린 안보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상당한 반대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밀어 부치고 세종시 수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의 ‘독주’를 국민들이 경계한 것이다. 또한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북풍’이 전례없이 ‘역풍’으로 작용한 것이다.

 ‘북풍’은 전통적으로 보수층의 표를 집결 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번 ‘북풍’은 구멍 뚫린 안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여권의 발목을 잡은 결과를 낳았다. 지난 정권에서 안정적이었던 남북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급기야 전쟁 에 대한 불안으로까지 이어진 데 대해 국민들은 정부 여당에 경고를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도취돼 자만하지 말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정부 여당의 발목만 잡고 늘어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부 여당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고 경제와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메시지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과 정부 여당 모두에게 ‘약’이 되기를 바란다. 지역 구도에 의지해 당선돼 무리를 이루어 나라를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정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당리당략만을 추구하는 구태의연한 정치도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한다. 국민들은 이제 어느 정당에도 일방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 이번 지방 선거가 이같은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 여당에게는 일방적 정국 운영 방식을 벗어나 소통의 정치를, 민주당에게는 제1 야당으로서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갖춰 달라는 민심을 반영한 이번 선거 결과는 참으로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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