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지방선거 결과 이광재와 송영길이 대선 예비주자군에 합류 했다. 송영길을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 흔적 때문이다. 경제· 외교 역량과 남북문제에 이르기 까지 리더의 자질을 키웠다. 호남출신으로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그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한나라당 정권은 당분간 지속될 것처럼 보였다. 정권 운영이 독선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다. 오죽하면 ‘불임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겠는가. 당연히 다음은 박근혜와 정몽준· 김문수 등 한나라당 주자들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 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 ‘천만의 말씀’ 이라는 하늘의 계시(민심)가 내렸다.

 하늘은 오만한 독선 정치를 방치하지 않았고 ‘불임정당’ 민주당의 ‘깜’들을 점지 했다. 강원도 지사에 당선된 이광재는 스스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 했다. 또 한사람, 인천 시장 당선자 송영길이 돋보인다. 그는 투표전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수도권 광역 단체장에 당선됨으로써 자타가 공인하는 대권 예비주자군에 자연스럽게 합류 했다.

 송영길은 소위 386 세대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연세대 초대 직선 회장에 당선, 정치인으로서 ‘싹’을 보였다. 졸업후 배관용접공으로 노동운동에 나섰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16·17·18대 국회의원에 당선 됐다. 송영길은 이광재 처럼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 ‘리더’의 자질을 키웠다. 남북 경제협력재단 부이사장이라는 이력에서는 경제와 남북 문제에도 만만찮은 인재임을 읽을 수 있다.

 송영길을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 흔적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전자정당 위원회 위원장· 한일의원연맹 21세기위원장· 한불의원 친선협회장을 맡은 경력에서 송영길이 미래를 대비하고 외교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 했음을 읽을 수 있다. 경제· 외교는 물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남북문제에 이르기까지 ‘공부’를 해온 것이다. 차세대 리더로 손색이 없다.

 송영길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정치적 성공 이유를 지역민들과의 ‘스킨쉽’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킨쉽’의 대표적 사례는 지역구인 인천시 계양구 주민들의 개성 공단 방문이다. 개성공단 방문을 꾸준히 추진해 ‘스킨쉽’을 하면서 남북문제의 중요성을 주민들이 체험토록 한 이중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소통’의 정치인 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 결국 수도권의 광역 단체장에 당선된 그를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천 시장 재선에 성공하고 임기를 마칠 때 쯤 치러지는 차차기 대선의 무시 못할 주자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토론에 나서는 민주당의 논객이기도 한 그의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는 노동운동을 한 이력 이다. 운동권 출신으로서 좌 편향적인 강성 정치인 이라는 이미지다. 하지만 스스로 좌 편향적이 아니며 현정권의 협조를 끌어내 인천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연한 소통의 정치인임을 표방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과 박근혜가 0순위로 꼽히던 차기 대권의 향방은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호남 출신 대통령’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온 호남인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호남 출신으로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송영길에게서 그 가능성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호남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높아질 것이다. 물론 ‘3류 정치’라며 외면하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다.

 문제는 정치권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것인가다. 민심은 지역구도에 기대는 정치, 당리당략만 앞세우는 정치, 발목만 잡는 정치, 소통하지 않고 독주하는 정치에 ‘퇴출’ 명령을 내렸으니 지켜볼 일이다. 민심은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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