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한·미FTA 비준안 논의 지시

핵심의제는 ‘자동차·쇠고기’…개방 확대 우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자국내 국회비준에 앞서 우리나라와 새로운 논의를 착수할 것을 무역대표부에 지시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국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국가안보부보좌관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양국간 FTA의 일부 내용 재조정과 관련해 자동차 및 쇠고기가 핵심의제가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이 무역대표부에 직접 지시할 정도인 만큼 추가개방에 대한 협상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농민단체 및 한우농가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2년전 미국과의 협상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가 주변국가들에 비해 불리한 협상을 할 경우 재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30개월령 이상까지 수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단계에서 너무나 쉽게 합의한 쇠고기 수입조건이 캐나다에 빌미가 되어 WTO에까지 제소되는 등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고, 아직까지 주변국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의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정부는 한·미 FTA 추진에 더 이상 농업관련 추가논의 및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추후 모든 실무협의에 대한 정보공개와 실질적인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정부와 일각에서는 한·미 FTA가 관세를 조정하는 협상인 만큼 쇠고기 수입 개방과는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과거 협상당시에 국민들의 거센 저항이 있었던 만큼 미국조차도 생산물량이 많지 않은 30개월령 쇠고기 수입을 강하게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국민적 반감을 불러 일으켜 미국산 쇠고기의 불매 운동이 더 확산될 것이라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쇠고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제안이나 논의가 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들이 재협상이니 추가협상이니 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미국에 빌미를 줄 수 있다”면서도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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