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권/ 영광향교 전 전교

  孟子님의 성선설(性善說)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거울같이 맑고 어진 품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셨다. 그러나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 각기 다른 가정환경으로 인한 변화는 물론 살기위한 수단으로 생존경쟁을 하다보면 부지부식 간에 사회 오류에 침해되어 윤리 도덕은 물론 인성마저 저버리는 사람이 허다함으로 공자님께서는 이 같은 사람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를 펼쳤으니 그 도는 인(仁)이요. 인의 본질은 효심이라 하겠습니다.

  효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공자님의 제자이자 오성위(五聖位)의 한분이신 증자(曾子)께서 묻기를 이 세상에 성인의 덕이 효도보다 더 한 것은 없습니까? 이렇게 물었을 때 공자님께서 대답하시기를 이 세상에 하늘과 땅이 낳은 것 중에 우리 인간이 가장 고귀하고 사람의 행실에 있어서는 효도보다 더 한 것은 없는 것이라고 대답함으로써 공자님의 도인 인(仁)의 본질이 효에 있음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때문에 예로부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나라에 충성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동구 간에 화목하고 남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많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효심이 없는 사람은 비록 사회상의 직위가 높고 제아무리 부유한 생활을 누린다 할지라도 사회적인 인간가치 기준에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연에서 나아서 인연에서 살다가 인연이 다하면 한 떨기 미진 되여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살아생전에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난다하더라도 인연이 안임이 없다. 그렇지만 그 많은 인연 가운데서도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인연이요. 끊을 내야 끊을 수 없는 것이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이기 때문에 이를 가르쳐 천성지친(天性之親)이요,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인연이라 해서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 사회현실은 어떠한가.

  아비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사례가 날로 점증하고 있으니 이 나라의 장래가 어느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지 모르겠다 라는 뜻있는 분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그 요인이 어디에 있으며 대처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맹자에 막지기자지악(莫之其子之惡)하고 막지기묘지석(莫之其苗之碩)이란 구절이 있다. 풀이하면 사람은 누구나 제 자식 사나운 줄을 알지 못하며 제집곡식이 잘 된 줄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더 자세히 분석하면 전자는 너무나 지나친 자식사랑을 경계하는 구절이며 후자는 너무나 지나친 사람들의 무한대한 욕망을 경계하는 구절이다. 때문에 제 자식이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다 할지라도 사랑과 교육은 엄격히 구분을 해서 시와 비와 선과 악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줌으로써 그 가슴에는 선심이 차곡차곡 눈이 쌓이듯 쌓이게 되는 것임으로 자랄 때 이 같이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사람은 성년이 되고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도 평생 동안 부모에게 효도하고 궂은 짓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효도란 하고 싶다고 해서 언제나 할 수도 없거니와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해서도 안 되는 것이 효도이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천수를 누리시고 돌아가신 후에 늦게야 깨달음이 있어 부모님 살아 계실 적에 왜 내가 효도를 하지 않았을꼬 하면서 뉘우치고 후회하며 하늘을 우러러 곡지통을 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음이니, 고시(古詩)에 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기 다하여라. 돌아가신 후에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일 이뿐 인가 하노라 이 같은 고시는 윤리강상이 해이해진 금세는 물론 인류의 역사가 지속 하는 한 자라나는 총생들에게 더없는 교양시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효도란 부모만을 위해서 하는 것 일까요. 아닙니다. 자기를 위해서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입니다. 명륜보감에 효어친이면 자역효지(孝於親子亦孝之)라 하였으니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도 내 본을 받아 내가 노년이 되면 나에게 효도를 하게 됨으로 자식에게 효도의 씨를 뿌리는 것과도 같다 할 것이다. 그러나 신기불효면 자하효언(身旣不孝子何孝焉)이라고 하였으니 내가 부모에게 불효하면 내 자식도 내 본을 받아 나에게 불효할 것은 불문가지라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는 부모에게 불효하고서도 제 자식은 자기에게 효도하여 주기를 바라는 것은 언불성설 이라 할 것이다 때문에 예로부터 오형지속이 삼천이로되 이죄가 막대어불효니라(五刑之屬 三千 而罪 莫大於不孝)하였으니 우리 인간에게 주어지는 오형에 속하는 삼천 가지 죄가 있으나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 하였다. 오륜에도 부자유치는 천성지천이라 하였으니 부모는 자식을 티 없이 깨끗하게 잘 길러 놓으면 자식은 부모님께서 나를 낳아 길러주시고 보살펴주신 하늘보다 더 높고 태양보다 더 뜨거운 은혜에 감사하며 지극정성으로 효도로써 보답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효도는 백행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효도의 가짓수는 몇 가지나 될까요? 잠잘 때 말고는 크고 작음을 가릴 것 없이 지극과 정성을 다하여 모신다면 효도 아님이 없으므로 부지기수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날이 새면 부모님 침실에 나아가 아버지 어머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혹 방이 너무 덥거나 차지는 않으셨는지요. 또 있습니다. 세숫물 대령하였사오니 관세하시고 식사하십시오. 오늘도 소자에게 하명 하실 일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십시오. 지극정성으로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소자는 오늘 모처에서 행사가 있어 나가게 되면 귀가가 좀 늦어질지 모르겠사오니 그렇게 아시고 너무 심려 마십시오. 이 같은 말을 왜하는고 하면 예로부터 100세 자신 아버지가 종명하는 날 까지는 80살 먹은 자식 걱정을 어디 갔다 와도 올 때까지 촌시도 잊지 않으시는 것임으로 자식은 유필유방(遊必有方)이라 하였으니 문 밖을 나갈 때 에는 오늘은 어디를 무슨 일로 갔다가 몇 시경에 귀가 예정임을 미리 말씀 드려서 근심걱정을 안하시도록 하는 것이 자식이 꼭 행해야 할 도리라 할 것이다.

  우리 조상님께서는 비록 가난하고 곤궁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삼대 효를 생활의 기본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아무 이유도 없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부르게 된 수식된 미려어구(美麗語句)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삼대효(三大孝)란 무엇일까요? 첫째는 존친(尊親)이라하였으니 그 많은 효도가 운대에서 언제나 부모님 마음이 항상 편안하시고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니 이를 으뜸가는 효도라해서 대효(大孝)라 하였으며, 둘째는 불욕(弗辱)이라 하였으니 처신은 언제나 얌전하게 하여 자기도 사회로부터 칭찬받고 부모에게도 욕되지 않도록 하여야함으로 이를 가르쳐 두번째의 큰 효도라 하여 차효(次孝)라 하였다. 세번째 대효는 능양(能養)이라 하였다. 부모님께서 노년이 되면 기력이 쇠진하게 되므로 평소에 즐기시는 음식이나 자시고 싶어서 원하시는 보양식을 정성껏 마련하여 자시도록 하여 노후건강을 오래 도록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기에 효도하고 효도하기에 사람이란 말을 듣게 된다고 하셨으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행해야 할 으뜸가는 덕목인 삼대 효를 부모님 영생토록 꼭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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