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성/ 영광읍

  고요 속에 묻혀있는 이 시간 아른히 떠오른 말이 있다. 껍데기 같은 사람 같으니라구. 이러한 말을 누구한텐가 한다면 아마 상대는 자존심에 심한 통증을 느낄 것이다. 껍데기 같은 사람이란 뜻은 알맹이가 없는 가치가 없는 말하자면 확고한 주관과 정체성이 결여된 사람을 지침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자신에 대한 명확한 주관과 품격있는 성품으로 행동한다면 자존심에 심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그러한 모욕적인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자존심이란 인간에게 있어 삶의 가치를 부여해 주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공헌한다. 이러한 자존심을 최고의 존중 자존심이라고 일컬어 본다. 최고의 존중 자존심은 특히 자신의 가치를 확립하고 자신을 존중 내지는 품위를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어 나가는 삶속에 외부에서는 자존심을 철저히 파괴시키려고 하는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존중 자존심의 체질은 비교적 면역력이 강해 그 어떠한 바이러스일지라도 쉽사리 침투할 수가 없다.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유효균은 겸손과 배려, 포용, 사랑, 평화가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유해균이 자존심을 침투한다 할지라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이 유효균은 각각 대처할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음 모퉁이 한구석에 자만에 자존심이 마치 자신이 대단한 것처럼 치장을 하고 거만하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 자만에 자존심의 성격은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그 어떠한 잘못된 부분도 솔직히 시인할 수가 없다. 자만의 자존심이 절대 허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고집의 힘은 마치 철판을 뚫을 것 같기도 한다. 그러나 자만의 자존심은 외부에서 기생하고 있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아주 치명적이다. 자만에 자존심이 가장 두려워하는 바이러스는 다름 아닌 대상에 대한 비교의식이다.

  대부분 상대와의 대립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우월성이 미치지 못할 때 정체성의 혼란이 초래됨으로서 면역력의 항체가 급격히 떨어져 자만의 자존심에 세포는 처절하게 파괴되고 만다. 이로 인해 상처를 크게 입은 자만에 자존심은 대상을 증오하고 분노해 한다. 이러한 자만에 자존심은 자신의 전체적인 삶을 크게 저해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자기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도 발전의 속도가 그만큼 더디다는 것이다.

  자존심이란 자체는 그 누가 가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꾸준히 긍정된 사고를 갖고 겸손과 배려와 포용의 자양분을 살포하여 정성을 다해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삶의 가치를 부여해 주고 자신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을 갖도록 공헌한 최고의 존중 자존심을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기 관리를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존심의 성질과 특성을 굳이 말하자면 사회생활에 있어서 반칙으로 쟁취한 성과물은 조금도 감격할 수도 없거니와 도저히 허용이 안 된다. 순전히 자신의 각고에 노력으로 성취한 결과에 한해 감동하고 생동한다. 말하자면 정당성과 부당함을 분명히 구분한다. 정당성을 기초하여 양심에 위배되지 않는 세계에서 만이 최고의 존중 자존심은 생성되고 생동 할 수가 있다. 정정당당하게 삶을 살아가기를 끊임없이 간섭하고 있는 최고의 존중 자존심에 훈훈한 그 마음을 하루하루 어루어 만져볼 수 있었으면 한다.

  외부에서 존재하고 있는 자존심의 요체들을 자만에 비교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동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단 없는 노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자존심이란 세상과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투쟁하는 것이다. 자신은 먼저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구심력을 잃지 않고 자만과 부당함이 아닌 정당하고도 원칙적인 소신을 갖고 삶을 개척해 간다면 자존심은 배가로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 인간이 일구어 낸 모든 업적은 자존심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결과물인 것이다. 인간은 삶을 거닐어 가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관계에 전혀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삶이 이루어지고 모든 역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자존심은 인간관계에서 깊인 관여를 한다. 자존심을 과연 어떻게 다스려 나가느냐에 따라 인생관이 크게 바꾸어진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 내면의 자아가 피를 흘리며 괴로워한다. 상대의 가장 존중받아야 할 민감한 부분인 자존심을 자신의 잘못된 언어 한마디 어떠한 잘못된 행동으로 하여금 굴욕감을 안겨준다면 그 어떤 돌발 사해가 야기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자신의 삶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자존심은 자신의 뿌리이자 자신의 삶에 무게를 받쳐주는 버팀목이기도 한다. 이토록 고귀한 자존심은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가 없다. 인간에게 있어 그만큼 자존심은 소중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존심을 수호하기 위해 때론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경우도 있거니와 또한 우발적 사건의 대부분이 자존심을 짓밟은 사람에 대한 부적절한 응징이라고 보면 된다. 이점에 있어서 결코 묵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자존심은 자신에게도 중하듯이 상대의 자존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아로 새겨야 한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상대를 배려해 주고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상대와의 적대관계가 심화되다 보면 자신의 삶은 그만큼 퇴보한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면 상대에게 무엇보다도 배려한 마음으로 겸손하게 자신의 자존심을 낮추어야 한다. 이렇게 자신을 겸허히 낮추다 보면 어느새 평온함이 새순처럼 자라나고 호수처럼 잔잔하게 일렁이는 고고하고 품위있는 최고의 존중 자존심이 스스로 내부 깊숙이 자리하게 된다. 그곳에는 포용과 사랑, 평화가 함께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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