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학교’는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의 핵심공약이다. 경기도에서 출발해 전국적 의제로 떠오른 혁신학교의 새로운 이름인 ‘무지개학교’는 이른바 ‘장만채식 혁신학교’라 할 수 있다. 벌써부터 공교육의 혁명과 희망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무지개학교에 대한 기대가 예사롭지 않다. 시범운영되고 있는 고등학교 두 곳 중 그 하나가 우리지역 ‘영광고등학교’라 하니 그 또한 반가운 일이다. 무지개학교의 성패는 사실 ‘중등학교에서 성공적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벌사회 구조 속에서 입시경쟁의 벽을 넘어서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영광고등학교의 시범운영이 도내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학교관계자는 물론이고 지역단체와 학부모 등 지역민들의 드높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아가 내년에는 20곳으로 늘리고 향후 2015년까지 100곳으로 확대 지정할 계획이라 하니, 관내 여러 학교들은 공교육 혁신의 대세이자 견인차 역할을 할 무지개학교 대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비전과 전략을 꼼꼼하게 세워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무지개학교는 전인적인 학업성취 달성, 교육격차 해소, 학교교육 만족도 제고 등을 운영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 인사․ 재정 등 자율권도 대폭 확대된다. 학교장 공모제와 교수.학습 관련 시설과 확충 우선 지원, 전문기관 등과 연계한 전문 컨설팅 그룹 운영, 우수인력 지원, 구성원 연수 등 전폭적인 지원도 뒤따른다. 또한 지자체․ 사회단체․ 학부모단체 등과 사회적 협약까지 체결해서 참여주체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라 한다.

 교육정책이야 수시변통이고 늘 화려한 말잔치로 끝났다지만, 이번 기회만은 수포로 돌아가게 방치해선 안 된다. 통폐합과 폐교로 일관한 농촌학교 정책을 근본적으로 제고하고 ‘작은학교살리기’의 구체적 모범과 성과를 통해 공교육의 희망을 만들어가야 교육도 살고 농촌도 산다.

 이미 전국적으로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은 그 기대만큼이나 뜨겁다. 교육청이나 교육단체에서 주최하는 연수에 수백 명의 교사들이 몰리고 혁신학교 주변의 부동산 시세가 뛴다.

 문제는 교장, 교사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준비 정도다. 그에 따라 혁신학교의 성공여부는 갈라진다. 기존의 관료적이고 수직적인 교육행정으로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초·중등교육에서 ‘수평적 다양성’을 실현하기 위한 학교 혁신 운동이다. 모든 학교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소수의 학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한 후 이를 전파하려는 것이다. 이미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은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 각 주체가 ‘배움과 돌봄의 공동체’를 향해 조화롭게 변화해 가고 있다. 그야말로 공교육의 ‘희망’이다.

 전국적으로 혁신학교 성공의 과정에서 각 주체의 변화양상은 다채롭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의해 선출된 교장은 바람직한 학교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열의와 포부를 지니고 적극적으로 학교를 바꾸고자 한다. 그리고 수업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교사에게 위임하면서도 탁월한 교육과정 리더십을 발휘한다.

 관리자와 교사는 모두 직위에 따른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로 공동의 지향에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한다. 교사에게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줄여주고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교사는 학교 및 학급의 교육과정을 자발적으로 연구한다. 배움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동료교사들과 팀을 이뤄 토론을 하고 각종 연수를 듣기도 한다. 블록수업, 협동학습, 교과통합학습, 부진아 개별학습, 토요일 무학년 전일제 등은 밤늦도록 고민하고 연구해온 교사들의 성과물이다.

 학생의 변화는 생기 넘치는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이는 학교의 주인은 학생 자신임을 자각하도록 학생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실행하는데서 비롯된다. 혁신학교 학생은 건의사항이 있으면 학생총회나 학급회의를 통해 수렴하고 학교 측에 의견을 밝힌다. 학교 측은 이러한 학생의 의견을 가능한 현실화하도록 노력한다. 이로 인해 학교에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학교 측의 노력으로 학교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진 학부모는 학교운영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가정지도에 관심을 쏟는다. 이 속에서 학교 상에 대해 상이한 입장을 가졌던 학부모들이 조금씩 혁신학교의 방향을 동의하고 ‘내 자식’만이 아닌 ‘우리 자식’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합의해가는 과정을 밟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열망해 왔던 학교 모습이고 교육과정인가. 그렇다. 이미 공교육의 희망만들기는 시작됐다. 어느 때보다 그 희망의 행진에 즐겁게 동참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무지개학교를 공교육의 희망으로 씨뿌리고 키워가는 주체는 바로 새로운 교육을 꿈꾸어 온 우리, 지역민 모두이기 때문이다.

 강위원/ 여민동락 대표, 영광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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