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수경연 정책부회장

  우리 영광지역의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법성면 백제불교 도래지와 목맥마을에 이르는 구간과 염산면 야월리 월평 마을에서부터 향화도에 이르는 구간은 갯벌 자체가 사질(沙質)이 아닌 니질(泥質)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각종 미생물들과 세고막 가무락등 패류들이 서식하게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는 칠게들의 천국이며 짱뚱이들의 지상 낙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서식 환경이 좋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곳에 불법 포획자들이 찾아들면서 칠게와 짱뚱어들의 씨를 말리고 있다. 칠게는 낙지 주낙을 하는 미끼로 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자 어는 누가 머리를 썼는지? 플라스틱 파이프를 절반으로 쪼개서 갯벌 속에 묻어두면 그 솟으로 칠게가 들어가게 되고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가 없기 때문에 대량 포획이 가능한게 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칠게의 불법 포획을 대부분 외지인들이 우리지역에서 하고 있음에도 행정 당국이든 지역 수산인이든 누구 하나 저지를 하는 사람이 없다. 지금도 니질로 된 갯벌이 있는 지역에는 어김 없이 칠게의 불법 포획 장비가 설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짱뚱이의 불법 포획도 거의 대부분이 외지인들인데 광주에서 개인 택시를 하는 사람에서부터 봉고차를 타고 7-8명씩 몰려와서 우리지역 연안의 짱뚱이들을 거의 싹쓸이해간다.

  얼마 전 필자는 염산의 바닷가에서 짱뚱이 낚시를 하기 위해 중무장을 하고 있는 한 사내를 만났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짐짓 모른 채 하고 “아저씨 지금 뭐 하시려는거예요?” 하고 물었다. “아 이거요 짱뚱이 잡으려고요” “그거 불법 아닌가요?” 그랬더니 그 사내는 “당신 뭐하는 사람이요?” 하면서 눈을 부라린다. “나 이 동네 사는 사람이요, 지금 당신이 하려고 하는 것은 수산물에 대한 불법 포획이니 포기 하시오” 그렇게 몇 번의 실랑이를 되풀이 한 끝에 그 사내는 그냥 물러나긴 했는데...

  칠게를 포획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밤에 몰래 와서 설치하고 아무도 안보는 때 와서 어획물을 수거해간다. 그런데 몇 년 전에는 대낮인데도 위풍당당(?)하게 장비를 설치하고 보란듯이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 알아봤더니 어촌계발전기금으로 얼마를 기부하고 그 어촌계 지선에서 칠게잡이를 허락 받았다는 것이다. 어촌계장님의 든든한 뒷심이 있었으니 구태여 밤에 작업하는 어려움까지도 다 해소되고 더욱 당당할 수 밖에....

  이제 우리는 우리의 어족 자원을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외지인들로부터 도둑질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것을 우리가 지키고 잘 보전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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