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김상훈/ 사)한농연 전남연합회 감사/영광신문 편집위원

 근자의 날씨를 보면 올해 농사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쌓인 눈 보기가 가뭄에 콩보듯 하던 영남지방에 폭설이 내려 상상을 초월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3한4온이라는 전통적 겨울날씨는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날씨에 대한 예상이 어려워지면서 농사를 예측가능한 변수를 염두에 두고 실패하지 않고 농사짓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살고 있다. 봄은 다가오고 있지만 앞으로 닥칠 날씨의 변덕을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지 정말 암담하기 그지없다.

주변의 급박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농업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지금 농사짓고 있는 방법이나 품종선택, 경작시기등에 대한 전문농사 상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최대한 노지에서 보내는 시간을 짧게하여 날씨의 변화에 영향을 적게 받고 농사짓는 영농법의 계발과 시설보완이라든지, 날씨변화와 온습도에 적응력이 뛰어난 품종개발은 앞으로 우리농업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지향점이 될 것이다.

 생산시스템의 주변환경에 의한 적극적 변화는 세계적 트랜드입니다.

 이와 함께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생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정의하는 개념 중 ‘다품종 소량생산’과 ‘소품종 다량생산’ 시스템도 요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먼저 대규모 경작지를 가진 농사꾼들에게는 소품종 대량생산은 당연한 생산시스템이라고 여겨왔던 개념이 이제 중규모 품종을 통해 만일의 재해에 대비하면서 안정적 농사를 유도하는 경작 시스템으로 변하여가고 있으며 이를 권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럴 때 반드시 준비되어야 할 인프라는 유통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광군은 급변하는 자연환경에 대한 준비를 어느정도 하고 있나요?

 영광군 역시 대규모 경작지를 통한 대량생산물이 몇 품종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쌀, 대파, 양파 등인데 군에서 역점을 둬야할 것은 각 품목마다 재해와 시장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다변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의한 적응력있는 품종계발과 급변하는 기후변화에도 끄떡없이 일정 목표량의 생산량을 담보할 수 있는 농업시설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당장에 눈에 안보이는데 너무 걱정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피부로 느끼고 직접적인 변화를 겪고 이런 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농부와 같을 것이기에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품종소량생산의 미래적 대안은 무얼까요?

 한편 다품종소량생산 시스템에 대한 현실적 적응은 어떠해야할까?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의 가장 큰 강점은 생산품질의 고급화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직접 농사를 짓거나 생산에 참여한 사람들의 고충은 다품종에 대한 품종관리와 안정적인 출하계획이 없는 다품종소량생산 시스템은 망하는 지름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품질의 고급화와 이 고급 품질의 생산물등의 적정출하계획을 세워야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품질의 고급화와 유통 인프라 없이는 그 어떤 것도 힘듭니다

 이렇게 소품종다량생산 체제나 다품종소량생산 체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유통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라는 점이다. 다행히도 영광은 유통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굴비나 모싯잎 송편, 천일염등 몇몇 경쟁력있는 상품덕택에 대량생산물에 대한 유통 노하우도 어느 정도 비축되어 있다. 이런 노하우를 영광유통주식회사와 연대해서 상시적으로 일정규모의 생산계획을 세운다면 다른 품목의 다량생산 농산물에 대해서도 훨씬 다양하고 수익성 높은 유통구조를 개척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영광의 대표적 대량생산물인 ‘쌀’과 ‘보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합니다

 작금의 현실을 볼때 ‘쌀’산업과 ‘보리’산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보리는 하늘의 도움으로 보리산업특구를 지정받아 다른 지자체와는 차별성있는 접근이 가능해졌다. 허나 아직도 대량생산되는 보리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마스터플랜이 부족해 보인다. 또 규모생산에 대한 인프라 구축과 기후변화와 수요변화에 대한 예측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런 선도적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선점했던 기회를 상실 할 수도 있음을 잊지말자. ‘쌀’산업에 대한 접근 어떠해야할까? 미질의 고급화, 저장시설의 현대화, 우리 땅에 가장 적합한 품종 선택 및 육종, 소수 품종을 통한 미질의 균일화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 하기싫다고, 아니 힘들다고 해결하지 않d는다면 미래에 생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 인간의 역사는 늘 위험과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그 위기를 해결해온 것 역시 인간의 힘이 반드시 필요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 위지를 풀어낸 심부름꾼이 반드시 있었다. 농민조직이나 생산자 조직들의 수장들은 이 심부름꾼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말 머리를 맛대고 이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을 공동모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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