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초등학교 김민서·민주 자매

 부모도 헷갈리는 쌍둥이 자매 입학

 “맑고 활발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2일을 기점으로 지역내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새내기들을 맞았다. 어느 학교는 학생 수가 부족해 조촐한 입학식을 치루는 반면, 읍내 학교들은 제법 규모 있는 입학식을 열기도 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중학생 티를 벗지 못했던 아이들이 벌써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 철없이 나돌며 속 끓이던 초등학생 아이들도 까까머리 중학생이 된 모습에 부모들은 그저 대견스럽단 표정이다. 태어나서 처음 입어본 교복이 어색하기도 하고 잘 맞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차려입고 입학식에 나타난 모습은 어엿한 중·고등학생 다 됐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 버스를 타고 놀러나 다니듯 하던 어린 자녀들이었지만 초등학생이 되어 입학식을 하는 모습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2일 오전 10시 영광중앙초등학교(교장 변동문) 체육관에서 진행된 입학식에는 90여명의 새내기와 직장도 뒤로하고 같이 나온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부모들이 직접 걸어준 명찰을 차고 생전 처음 교장선생님 말씀도 듣고 같은 반 친구들과 기념사진도 찍었지만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기만 한 표정들이다.

 특히, 예쁜 분홍점퍼에 붕어빵처럼 닮아 누가 누군지 구분도 잘 안가는 쌍둥이 자매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명찰을 보고서야 김민서·김민주 학생이란 걸 알 정도로 닮았다.

 2004년 3월 5일 오전 11시 24분과 27분, 불과 3분 차이로 언니와 동생으로 갈렸지만 생김새는 구분이 안 간다. 오죽했으면 부모 김희덕·이화선씨도 병원에 진찰하러 갔다가 한 아이들 두 번이나 진찰을 받게 했을까!

 아버지 김씨는 술이라도 한잔 마시고 들어올 때면 같은 잠옷을 입고 잠든 게 더욱 헷갈려 이름을 불러서 대답하는 아이가 민서·민주 인 것을 구분한다고 한다.

 자매라 더 귀엽고 애교 있는데다 쌍둥이라서 행복도 2배라는 김씨는 쌍둥이 자매 키우는 재미가 톡톡하다고 한다. 다만, 머리 스타일도 같이 해줘야하고 머리핀부터 옷, 신발은 말할 것도 없다. 외모도 같은데 같은 옷 등으로 차려 입혀놓으면 더욱 똑같은 게 오히려 문제다.

 하지만, 외모와는 달리 언니 민서는 왼손잡이에다 성격이 활발한 반면 동생 민주는 온순한 성격이다. 임신 당시 아내 이씨의 배가 너무 불러 걱정도 했었고 막 태어나서는 다소 저체중에 병원 신세도 많이 졌었다. 그래도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새내기 초등학생이 돼 너무 대견스럽다는 김씨.

 그는 “민서·민주를 포함해 새내기 초등학생들이 모두 다 건강하고 맑게 잘 자라기 바란다”며 “쌍둥이를 낳은 뒤에는 다시 쌍둥이 낳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해 다시 한 번 도전(?)해 볼까 한다”고 말했다. 사실 김씨는 쌍둥이 자매 위로 딸 나영이를 두고 있는 세 딸의 아빠다.

 이날 입학한 민서·민주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같은 반에 배정돼 담임 선생님과 새로운 짝꿍을 만나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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