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 축산농가 김진환씨

 소한마리에 1,200만원을 받고 출하한 백수읍 김진환(60)씨는 일명 ‘대왕소’는 축산업계 로또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역 농·축·수산업인들에겐 행정기관 등에 너무 기대는 것 보다는 자립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면

“2+ 등급 대왕소 많이 나오면 금방 부자되죠”

구제역 안와 다행, 자립의지 키우는 게 더 중요

 복권에만 로또가 있는 게 아니다. 한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로또보다 더 귀한 성과를 올리게 마련이다. 축산업계의 로또란 바로 건강하고 질 좋은 소를 키워 높은 등급을 받고 비싼 가격에 출하하는 것이다.

 35년째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백수읍 홍곡리 김준환(60)씨는 지난 2009년 사육하던 한우를 출하하는 과정에서 한 마리가 1⁺⁺ 등급을 받아 소값 1,180만원과 영광군 장려금 20만원을 더해 모두 1,200만원을 받았다. 뒤늦게야 알려진 소문에 대해 “거의 로또 당첨된 기분이었다”는 김씨는 “평소 유난히 큰 소라서 관심을 가졌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0여년 전 부터는 둘째 아들 김진균(32)씨 몫으로도 축사를 지어 아들과 함께 암소, 수소 등 120여두의 소를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 2~3차례 좋은 등급이 나오긴 했지만 무게가 860kg에 달하고 당시 소 값도 좋은데다 등급까지 최상 1⁺⁺ 등급까지 3박자가 맞은 경우는 처음이다.

 평균 750kg 수준인 일반적인 소에 비해 110여kg이나 더 나가는 소는 거의 ‘대왕소’에 가깝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물론 대왕소가 나오는 데는 어미소가 유전적으로 품질이 좋아야하고 이후 사료 등 사양관리도 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김씨는 좋은 소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좋은 어미소가 나오면 새끼 송아지를 만들어 계량해가는 전략이다. 이렇게 증식된 소는 무게나 품질 등이 우수해 소득과 직결된다는 게 김씨의 노하우다.

 거의 맨몸으로 시작해 이만큼 일군 것도 축협과 군에서 권장하는 청보리사료를 먹이고 행정적 지도에 잘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가 쉽지는 않다. 좋은 소를 만들어 놔도 출하기에 소 값이 폭락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구제역이 잦아들어 지역에서 소 키운 농가는 모두 부자 됐을 거란 예상은 다르다.

 구제역으로 인해 그동안 잘 키워놓은 소를 적기에 출하하지 못한 점과 시세가 그리 좋지 않은 점, 사료값 부담 등은 김씨 뿐 아니라 다른 축산 농가들에게도 비슷하다.

 지난해 두당 580만원씨 20여두를 출하해 1억2,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긴 했지만 사료값 등이 9,000만원 수준이다. 결국 남아있는 사료와 축사에 키우고 있는 나머지 소들 중 일부가 그간 남긴 재산인 셈이다.

 김씨는 “경험이나 전략 없이 너무 쉽게 농·축·수산업에 뛰어들고 행정기관 보조금 등에 너무 기대는 것보다는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1⁺⁺ 등급 소가 많이 나오면 당연히 부자 되겠지만 그보단 둘째아들 장가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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