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한우협회장, (주)영광유통 이사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데 한우가격은 예외였다. 구정이후 구제역이 진정국면을 보이면서 연일 폭락하는 한우가격에 대부분의 한우관계자, 상인, 농민들은 이제는 더 이상 내려갈 것도 없고 더 이상 내릴 수도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일부의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23일 전국거세우 경매 평균가격을 보면서 우려가 현실을 나타는구나하고 놀랐다.

작년 말 22,300원(지육1kg가격)하던 최고급1++가격이15,860원 , 18,230원하던1+가격이 13,660원, 16,000원대하던 1등급이 12,000원, 13,000원대하던 2등급이 9,500원, 3등급은 생산비의 절반대가격일 것이다. 전체 도축 두수의 30%미만인 1+등급을 받아도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고 1등급을 받으면 50~60만원이 손해나는 현실에, 악몽 같아 기억하기도 싫은 12년 전 IMF때의 한우농가들의 실상이 떠오른다. 국가신용부도사태에서 비롯된 환율폭등으로 사료가격이 단기간 내에 80%이상 인상되고 송아지 가격은 50만 원 이하로 폭락하던 그 시절 유행어가 “소가 사료를 먹는것이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는다”였다.

실로 IMF를 겪으면서 소규모, 영세, 고령의 한우농가들은 대부분 울고 웃었던 애환 어린 외양간을 지금까지 비워둔 채 무책임한 당국을 원망도 했을 것이다.

그 후 무분별한 가임암소 도축과 한우사육 기피 등으로 한우사육두수가 적정두수 이하로 떨어지면서 2002년부터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와 구제역 파동을 겪으면서 한우산업 적자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년 들어 2차례에 걸쳐 15%대의 사료값 인상, 9월중의 대폭인상설,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2008. 2009년 미국과의 FTA협정을 목전에 두고 축산 농가들의 반발을 무마할 목적과 당시 사료가격 급등에 따른 농가경영난 해소를 위해 지원했던 2조원가량의 사료구매자금 상환기일이 도래하고 있어 축산 농가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농가는 축산당국의 시책대로 고급육생산, 구제역 예방, 친환경축산 실천 등 농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했다.

이젠 정부가 답할 차례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 한,EU(유럽 연합)FTA의 국회비준과 구제역여파, 사료가격 인상과 한우가격 하락 등으로 한우농가들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08.2009년에 지원된 농가 특별사료 구매자금 상환유예와 무분별하게 수입하고 있는 소고기 수입량 조절, 사료가격의 안정화, 축산 직불제 조기 시행 없이는 어떠한 정부정책도 도탄에 빠진 한우농가들에게는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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