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다문화주의와 극우주의의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젠가 취업이민을 금지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이에따른 테러와 역테러의 가능성도 있다. 다문화주의의 연착륙과 극우주의 확산 방지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 됐다”

다이너마이트로 거부가 된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은 죽기 전 ‘인류의 복지에 가장 구체적으로 공헌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유산을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기부 했다. 아카데미는 노벨재단을 설립하고 1901년부터 수상자를 선발, 시상 했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20세기는 노벨상으로부터 시작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권위와 명예를 상징하는 노벨상중 평화상을 제외한 5개부문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시상한다.

노벨상 가운데서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평화상은 이웃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도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하는 5인의 노벨위원회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게 된 노르웨이는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상징 하는 나라로 자리 잡았다. 1인당 소득이 8천달러를 넘는 460여만명의 국민이 그야말로 ‘아쉬운 것 없는’복지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평화를 상징하는 나라 답다.

극우주의자의 테러가 이 평화의 나라를 침묵으로 몰아 넣었다. 행복 넘치던 나라는 순식간에 슬픔에 싸였다. 끔찍한 방법으로 76명을 학살한 안데르스 브레이빅은 노르웨이 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를 불안으로 몰아 넣었다. 평범하지 않은 가족사를 가진 개인의 정신병적 작태가 아니라 다문화주의에 반발한 극우주의의 확산에 따른 범죄로 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 극우주의가 부활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한 브레이빅 사건이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연쇄적 테러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다문화 정책으로 인한 자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문화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인해 극우주의 정당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는 추세다. 극우주의 단체들과 이들에 의한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극우단체가 2500개에 달하고 연간 살인 등 반인종 범죄가 2만건이 넘는다. 러시아의 경우 인종차별주의를 의미하는 ‘스킨헤드’ 단체가 모스크바에만 20여개에 달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정치 지도자들이 자국민의 불만 고조에 따라 다문화 정책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럽 전체가 국수주의적 성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같은 극우주의의 부활은 지구촌을 테러의 공포로 몰아 넣을 가능성이 크다.브레이빅 사건을 계기로 기독교를 표방한 극우주의자들의 연쇄 테러와 그에 반발하는 이슬람의 테러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도 유럽과 같은 다문화주의와 극우주의의 갈등과 이에따른 사회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단일민족’을 자랑스럽게 표방해온 역사와 봇물처럼 밀려오는 다문화가 어느 시점에서는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혼으로 인한 다문화의 수용은 불가피한 면이 있어 크게 우려되지는 않는다. 우려되는 것은 취업이민으로 인한 충돌 가능성이다.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취업이민을 제한하고 나아가 금지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취업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폭력조직화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에 의한 테러와 그에따른 국내 극우주의의 확산과 테러가 불안을 몰아올 가능성이 있다. 남북대립과 동서갈등, 보수와 진보의 다툼이 끊이지 않는 나라에서 빚어지는 다문화주의와 극우주의의 충돌은 그야말로 ‘비극’이다. 브레이빅 사건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다문화주의의 연착륙과 극우주의의 확산 방지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 됐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