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리꾼 이중신씨 등 ‘서남면 들노래패’

좌측부터 (상)박현섭, 이중신, 강안원 (하)이경수, 김길수, 이정연, 이평신

우리 고장의 애환이 담긴 토속민요를 지켜나가고 있는 ‘서남면 들노래’팀이 지난 8일부터 열린 ‘제52회 한국 민속예술축제’에서 금상을 수상해 예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영광의 마지막 소리꾼일 수도 있다.

 

“에에루 뒤어~ 상사소리 들어나 보소”

영광 소리 지키는 지역 국악인들 “후학이 없다”

“에~에~에~루~뒤어~ 아나 농부들말 들어 어화 농부들말 들어 한일자로 늘어서서 상사소리를 들어 보소…….” 선소리꾼 이중신(68)씨의 메기는 소리로 ‘영광 서남면 들노래’가 시작한다. 우리 영광의 아름답고 흥겨운 소리다. 어깨가 절로 들썩거린다.

‘서남면 들노래’는 1년 농사를 모심기에서부터 장원 질까지 5마당으로 구성했다. 이 노래의 특징은 임에 대한 그리움과 인생무상, 건농사상에 대한 선양을 그린 노래로 메기고 받는 교창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놀이 자체가 매끄럽고 경쾌하여 김매기와 오임 쌓기 등 농경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희로애락까지 익살과 해학으로 표현해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광 서남면 들노래’팀은 이중신씨, 후소리꾼 박현섭(70)씨, 강안원(70)씨와 못방구(소구보다 큰북) 이정연(70)씨 등을 비롯한 79명의 국악인들로 이루어졌으며, 한희천 한국국악협회 영광군지부장이 지도를 맡고 있다. 70대 노인들로 구성된 영광의 소리꾼들이다.

영광의 토속민요는 ‘서남면 들노래’, ‘대하 들노래’, ‘동산면 들노래’, ‘옥당골 들노래’등 노동으로 고달팠던 삶은 민요로 구성하여 다른 고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음악성과 작품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광 서남면 들노래’팀은 지난 8,9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제52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20개 팀이 참가한 경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금상’을 수상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노래는 군남면과 군서, 염산, 백수, 법성, 홍농 들에서 농사 때 마다 불렸던 농요로, 당시 노동으로 고달팠던 삶을 나타내고 있으며, 다른 고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음악성과 멋스러움이 뛰어나며 작업에 따라 ‘모심기’, ‘두룩밟기’, ‘김매기’, ‘오임 쌓기’, ‘장원질’ 등으로 엮어 높은 작품성을 평가받았다.

약 30여 년 전만 해도 논메기 작업은 두레라는 공동체 작업에 의해 이루어졌던 영향으로 두레에 참가한 농부들이 즐겨 부르던 고유한 농요들이다. 하지만, 들노래의 선소리꾼으로 유명하였던 박경남 옹, 김용남, 이판식 옹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나마 뒤를 이어 박균찬, 이중신에 의해 옛 가락이 전해지고 있다. 후학도 없다.

선소리꾼 이 씨는 “토속민요는 우리 역사의 흔적이다. 우리세대가 끝나기 전에 계승자를 발굴하지 못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최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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