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F1 코리아 그랑프리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비관론과는 달리 2011년 대회를 크게 성공시켰다는 평가다.

고막을 찢을 듯 천지를 진동하는 굉음과 한계속도를 넘나들며 질주하는 짜릿한 스피드를 즐기려는 매니아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결승전이 있던 9일에는 8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발디딜틈 없이 경기장 좌석을 메웠다고 한다.

특히 일본과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등에서 까지 자동차 경주의 스릴을 만끽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세계적인 명품 대회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난해 1회 대회에 이어 2회대회를 열기까지는 도지사를 비롯한 실무자들에게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전망이 어두운 대회에 무리한 투자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과 함께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리면서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성공을 거두었던 이면에는 박준영지사의 소신과 추진력이 큰 몫을 했다.

중앙 정치권의 외면속에서 천문학적인 대회 중계권료와 기반시설 조성예산 미 확보 등 아직 남은 문제들이 갈길 먼 박지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농수산물로 대변되는 남도에서 이렇게 멋진 국제대회가 치러질 수 있었던 데에는 지자체장의 남다른 소신과 추진력이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친절한 전라남도교육청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의 취임 일성이 친절한 교육청이었다.

장교육감은 채신없다는 비아냥을 아랑곳 하지 않고 일선 학교 현장에까지 직접전화를 걸어 친절성 유무를 확인하고 있으며 여부에 따라 인사고과 반영 등 그에 상응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주고 있다.

처음엔 공무원들 사이에 업무량도 과하다며 원성이 많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친절하지 못한 공무원이 오히려 이상해 보일 만큼 친절이 몸에 배었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전라남도 교육청을 방문해 보시라!

처음 방문한 민원인도 마치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지기인양 반갑게 인사하고 맞아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수장의 소신과 추진력이 권위적인 공무원사회를 이렇게 바꿔놓을 수도 있겠구나고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없는 수장

지난 13일, 영광 스포티움에서 개최되었던 제5회 영광군사회복지협의회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정기호군수는 결국 격려사를 다 마치지 못하고 단상을 내려오고 말았다.

감기로 여러 날 째 고생을 하고 있었으나 충분한 휴식과 치료를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폐렴으로 돌아 연설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군수가 의사출신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촌음을 아껴가며 대마산단과 전기자동차, 상사화 축제를 비롯한 각종 군정의 현안사업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데 시간을 쏟느라 정작 자신의 몸은 돌볼 겨를이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대마산단은 국내 산단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만큼 사전 분양율이 높다고 한다.

이는 대마산단의 성공만이 우리 군의 발전을 앞당길 것이라는 소신있는 철학으로 자신의 건강을 돌볼 새도 없이 뛰어다닌 수장의 추진력의 소산은 아닐까?

일곱 번째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

파도타기(서핑)를 즐기는 서퍼들은 일곱 번째 밀려오는 파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파도는 묶음 단위로 밀려오는데 첫 번째부터 여섯 번째까지의 파도에 비해 일곱 번째 파도가 가장 높고 멀리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곱 번째의 파도를 타기 위해 여섯 번째 까지의 파도를 온 몸으로 이겨내야 하는 서퍼들에겐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지자체의 수장역시 사업 추진에 따라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겪게 된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혀 소신과 추진력이 떨어진다면 일곱 번째의 파도를 즐기는 서퍼의 쾌감은 결코 맛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수장의 소신과 추진력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패하는 사업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신이라기 보다는 오기에 가까운 무소불위의 정책추진과 충분한 여론수렴의 미비에 따른 판단실수와 착오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밀어 붙이기 식 사업추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1그랑프리와 전라남도교육청, 그리고 대마산단의 예가 보여 주듯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사업을 위해 지자체장의 소신있는 철학과 추진력은 반드시 겸비해야할 덕목은 아닐까?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