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래/ 영광교직회장

얼마 전 국제 로봇올림피어드에서 대상을 받은 로봇공학분야에서 장래가 촉망되었던 카이스트 학생이 자살을 했다. 자살에 원인은 학업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밝혀졌다. 카이스트는 우리나라 최고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학생들 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공부밖에 몰랐던 명문대 생들의 죽음은 외국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이는 견디기 힘든 학업스트레스가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상실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의 자존감은 부모의 양육과정에서 유아기 때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어느 정도 결정되며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 속에서 조금씩 교정되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2008년)한 자료에 의하면 자존감의 변화는 초등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시절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대학입시에 대한 학업스트레스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2010년 5월 한국방정환재단의 한국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를 보면 ‘주관적 행복’ 지수는 OECD 26개국가중 최하위였으며 OECD국가의 평균을 100이라고 했을 때 65.1에 그쳤다. 이 재단에서는 아이를 행복한 어른으로 키우는 열쇠를 자존감이라고 했다. 자존감은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 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했을 때 더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항상 비교의 대상이 있다. 많이 가진 사람, 더 많이 성취한 사람, 더 예쁜 사람 등 비교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자존심이 너무 강하면 열등감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여기게 반해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고유한 가치, 자기 존중, 자기 사랑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고 자기 모습을 사랑할 줄 아는 정서이다.

아이는 누구나 세상에 딱 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이다. 아이의 자존감은 인정하고 키워 주어야 한다. 우선 부모는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아이의 실패도 아이가 스스로 결과를 경험할 수 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의견에 귀기우리며 아이가 자유스럽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부모는 지나치게 높은 아이의 욕구 수준은 낮게 조정하고 보다 많은 성공의 기회를 통해 자존감을 높여 주어야 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려 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주고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최고의 인생모델이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학습하며 자신의 미래를 그려간다. 아내를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도 성장하여 아버지와 똑같은 모습을 반복한다. 이것이 모델링 학습법이다.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부모이며 부모는 아이의 첫 모델이 된다.

아이에게 자존감은 생명이며 행복한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이다. 자존감 높은 부모가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운다. 높은 학업 스트레스와 자존감의 상실로 학생 자살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학부모는 부모 자신의 자존감도 점검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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