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숙 전 대표는 작은 것을 취하다 큰 것을 잃었다. 한 대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안철수 교수의 대권 도전이 기정사실화 됐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사상 최고에 달할 것이다. 새로운 정치질서 속에서 호남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다”

벚꽃이 화사함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복잡한 세상사는 잠시 사라지고 그 화사한 아름다움에 취한다. 무겁고 칙칙하게만 느껴지던 세상을 밝히며 삶의 의욕을 북돋아 준다. 흠이라면 너무 빨리 져서 아쉬움을 남긴다는 점이다. 이제 곧 목련이 그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꽃의 여왕으로 불린다. 세상 사람들을 취하게 하지만 며칠 안 돼 초라하게 변해 외면당한다.

민주통합당 한 명숙 전 대표를 생각한다. 화려하게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초라한 모습으로 물러가는 모습이 벚꽃이나 목련을 너무 닮았다. 무대에 함께 오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너무나 대조된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비장한 모습으로 등장 했지만 한 전대표가 초라한 모습으로 무대를 내려올 때 화려하게 떠올랐다. 최소한 올 한 해 동안은 그 화려함이 빛을 잃지 않을 기세다.

세상은 한명숙에게 영광을 안겨주겠다고 약속 했다. 그리고 맡겼다. 길게 보고 큰 것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 했다. 한명숙이 받은 부탁은 ‘소명’ 이었다.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작은 것에 취해 허겁지겁 먹다가 체해 스스로 쓰러져 버렸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소명’을 외면했다. 감당할 수 없는 ‘소명’을 맡긴 사람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지만 본인과 그 주변 사람들,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근본 원인이 있다.

한명숙은 총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당연히 차기 집권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후회와 실망을 안기고 떠났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한명숙으로부터 앞으로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는 가르침을 얻은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줌도 안 되는 당권을 놓고 아귀다툼을 하지 말고 대권을 얻기 위한 자기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안철수 교수가 대권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측근들에 의해 알려 졌다. 예견된 소식이다. 진영 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합리적 정치로 역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 라는 명분은 잘 알려져 있다. 기존의 정치에 거듭 실망해온 많은 국민들이 그가 전면에 나서기를 기대 했다. 이제 현실화 됐다. 정치 지형의 변화는 필연이다. 3류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로서는 안 교수의 등장이 못마땅할 까닭이 없다.

안 교수의 집권이 만만치는 않다. 세상은, 특히 박근혜 의원과 ‘짬짜미’를 하고 있는 소위 보수 언론은 안 교수를 ‘검증’ 한다는 명분으로 깎아 내리기에 나서게 되어 있다. 자칫 여기에 휘말려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교수에 호의적 이었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안 교수가 중대한 ‘정적(政敵)’으로 등장한 이후에는 그를 깎아 내리는 데 열을 올릴 것은 뻔하다.

안 교수가 정치에 나섬으로써 우리 정치의 잘못된 관행들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다. 최소한 ‘3류’를 벗어나게 하는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전문가들은 그를 지지하는 국민과 정치인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본다. 집권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고 기존 정치와는 그 모습을 달리 하는 새로운 정치를 대한민국에 등장 시키는 것만 해도 안 교수는 우리 역사 발전에 크게 공헌하는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 했던 국민들, 특히 대학생 등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일 것이다. 그 중심에 안 교수가 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던 우리 호남도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어 내는데 기여해야 한다. ‘닥치고 민주당’ 이던 정치의식을 버려야 한다. 민주당을 향한 호남인의 일방적 지지도 ‘3류 정치’의 큰 요인 이었다. 국민이 아닌 정치 지도자만 바라보는 정치인들에 의한 정치 풍토는 바로 우리가 만들었다. 새로운 정치 질서 속에서 호남의 역할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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