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역대 국회는 많은 ‘실패작’을 양산 했다. 19대 국회 당선자 가운데도 많은 ‘실패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석기 의원이 19대 국회 ‘실패작’후보로 맨 먼저 떠올랐다. ‘실패작’을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당에 있다.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되는 법적, 제도적 보완을 주문 한다”

우리는 모든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면서 살아왔다. 삼척동자에게 물어도 대한민국의 국가는 ‘애국가’라고 답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누구나 다 안다는 얘기다. 이런 게 상식 이다. 국가를 ‘아리랑’ 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성인은 당연히 상식이 없는 사람이다. 국가를 부르라는 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를 부른다면? 바보나 미치광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5천만 국민이 “우리를 대표해 나라를 잘 이끌라”고 뽑아준 ‘잘난 사람들’이다. 인품이나 식견을 갖추었다고 판단해 뽑았다. 당연히 상식은 있을 것으로 생각 했다. 그래도 총선이 끝난 뒤에 보면 ‘실패작’들이 나온다. ‘실패작’들의 유형은 다양 하다.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실패작’. 자기를 과대 포장해 국민을 속인 ‘실패작’. ‘실력’은 있는데 성희롱을 하는 등 정신이 조금 ‘거시기’한 것으로 보이는 ‘실패작’, 품위나 상식이 없는 ‘실패작’ 등이다.

‘실패작’ 없는 국회는 없었다. 이번 19대 국회에서도 ‘실패작’들이 많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가 97명에 이른다. 상당수가 의원직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상식조차 없는 국회의원도 보인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고 기자들 앞에서 떠들어 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다. 삼척동자도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국회의원 이라니 통탄할 일이다.

그가 진정 국가가 ‘애국가’인 것을 몰랐을까. 아니면 돋보이기 위해서 억지를 부려 본 것일까. 그도 아니면 그의 이념적 소신일까. 어떻든 문제가 크다. 억지를 부려 본 것이라면 ‘해프닝’ 으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몰랐다면 그 지적 수준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의 이념적 소신이라면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부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경선 부정을 이유로 사퇴하라는 소속 당 안팎의 여론을 비웃으며 의원직을 유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 의원은 총선 이후 ‘톱뉴스’의 중심인물이다. 경선 부정과 사퇴 압력에 이어 종북 논란을 야기 했다. 뉴스의 중심에서 밀려나는가 했더니 돈 벌이 사기 행각 혐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력 정치인의 대통령 출마 선언 뉴스를 압도 하는 뉴스의 중심에 그가 있는 것을 보면서 ‘죽어도’ 의원직을 유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국회의원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의원회관이 아니라 구치소에 있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이란 이렇게 큰 ‘벼슬’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 의원은 ‘배지’ 덕을 크게 보고 있지만 국민의 심정은 참담 하다. 안정되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국민을 불안하고 분노케 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선생의 한마디가 국민의 속내를 대변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하다”고 했을까. 유신 체제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통합진보당이 애국가 대신 부른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시자인 선생의 ‘메시지마저 외면하는 이석기 의원은 분명 19대 국회의 대표적 ‘실패작’ 후보다.

‘실패작’에게 표를 찍은 것은 국민이지만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당에 있다. 특히 이석기 의원처럼 비례대표로 선출된 ‘실패작’ 가운데는 ‘매관매직’ 성격이 짙은 경우가 많았다. 국민들은 정당을 믿고 정당이 공천한 후보를 믿었을 뿐이다. 정치권에 국회의원을 위한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회를 만드는 데 법적, 제도적 보완을 주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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