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연/ 시장경영진흥원장(영광출신)

전통시장을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도 저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정비되고 있는 만큼, 전통시장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반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2004년 ‘재래시장육성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2006년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고, 3년 뒤인 2009년에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다. 그리고 다시 3년, 그 사이 우리 시장에는 ‘재래시장’ 대신 ‘전통시장’이라는 새 이름이 생겼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경영선진화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도 출범했다.

본격적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지원하는 시설 현대화 사업과 공동마케팅, 상인대학, 상인 교육·연수 등 시장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 사업 등이 그런 것이다. 문화관광형 시장, 국제명소시장, 민속5일장 등 시장 특성에 따라 고유의 정체성을 확대해 경쟁력을 지원하는 사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1기관 1시장 자매결연 캠페인’도 사업 시작 불과 1년 만에 정부부처, 시·도, 공공기관 등 총 212개 공공기관과 206개 민간 기업·단체, 66개 대학이 전국 884개 시장과 자매결연을 맺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전국 모든 시장이 기관·기업과 자매결연을 맺는 것을 목표로 이를 통해 전통시장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 매출·고객 증가를 꾀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고, 무엇보다 전통시장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전통시장 상인들 스스로에 의한 것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전통시장을 위한 지원책, 제도적 장치, 여기에 국민의 관심까지 더해졌으니 이제부터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자발적 개선 노력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목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통시장의 자발적인 발전 노력은 반갑기 그지없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우림시장은 상인들이 의기투합해 CF를 제작하고 ‘춤추는 황금소’라는 극단을 만들어 연극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대구 달서구 감삼동의 ‘서남신시장’도 진열 상품마다 가격표를 붙여 소비자가 믿고 물건을 구매하도록 했고, 쇼핑카트와 어린이 놀이방을 갖춘 고객지원센터를 마련하는 등 소비자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전통시장을 찾도록 했다.

이처럼 전통시장 스스로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소비자가 찾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변모해 가는 노력이야말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대의 지름길이자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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