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영광군유통회사(주)이사,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구차한 수식어가 필요없이 한우라는 그 이름하나 만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국민의 가장 안전한 먹걸이로 사랑받았던 한우가 우리 한우인들의 바램을 뒤로한 채 이정부 주도로 기획한 각본되로 결국은 설 땅을 잃었다.

그 원인은 작년 10월 한,미 FTA체결 이후 무분별한 미국산쇠고기 수입여파와 사료값의 고공행진으로 한우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여 작년도부터 지급하여 오던 송아지생산안정제 보전금 지급 중단으로 11월 들어서 부터는 송아지, 특히 암송아지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가뭄에 콩나듯 거래되는 가격 또한 50~70만원 대라하니 어느 미치지 않은 사람이 암송아지를 키워 적자나는 송아지를 생산 해 내겠는가. 송아지생산안정제란 지난 2000년도에 제정하여 시행된 제도로 한우 송아지 시중거래가격이 정부가 정한 기준가격 165만원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30만원 한도내에서 보전해주어 한우 번식 농가들의 사육 의지를 높이는데 그 목적이 있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 송아지 가격 안정으로 시행되어 오지 않다가 송아지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2009년부터 작년까지 보전금을 지급하여 농가로서는 그나마의 송아지 생산적자를 일부라도 메꿀 수 있었다. 그러나 금년에는 산지 소값이 더 하락하면서 송아지가격 또한 정부가 정한 기준값의 절반이하로 폭락했건만 송아지 생산 보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한우 농민들의 속사정을 손바닥보듯 뻔히 아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해괴한 논리로 금년 3월 지급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보면 전년도 말 가임 암소 기준으로

▲90만마리 미만일 때는 40만원 ▲90~100만마리 미만일 때는 30만원 ▲100~110만마리 미만일 때는 10만원 ▲110만마리 이상일 때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말 가임 암소는 124만 9,000만 마리였다.

이에 대해 한우농가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농식품부관계자의 변명은 기존방식되로 송아지생산 보전금을 계속 지급하면 송아지 마릿수가 늘어나 장기적인 한우 산업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일리 있는 대책이겠지만 그 시기가 문제였다. 정부가 한우산업에 그토록 관심을 갖고 애정이 있었다면 가임암소 90만마리 미만일 때 법개정을 시행하던지 입법 예고를 했었어야 했는데도 135만 마리가 넘어서자 시행한다고 하니, 소도 웃을 일이 아닌가.

정부가 한,미FTA 발효 이후 후속대책들을 발표했건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우가격은 더 하락하고 폐업농가는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원인들의 한가운데에는 농촌실정을 모르로 농업에 대한 철학도 없이 오직 MB(대통령)정권충성에 거수기 역할만 해온 서규용 농식품부장관이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미국산 쇠고기는 0.1% 위험성도 없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홍보부장을 자처해 빈축을 샀고, 한우암소가격, 송아지가격이 50% 넘게 하락했어도 장관은 국회에서 버젓이 “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강 건너 불 보듯 말하는 등 한우협회에서 그토록 요구해온 암소 수매에 대해서도 수매해봐야 별 효과가 없다고 괘변만 늘어놓는 농식품부 서규용장관 사퇴만이 한우산업 회생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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