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사)한농연 전남연합회 감사,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위기 속의 한국 농업! 그 소용돌이 속에 2012년, 막을 내리다!

2012년 새해 벽두부터 정신 사나웠던 일들로 좌충우돌했던 한해가 저물어간다.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첩경으로 현자들은 목표를 정한 삶을 살라고 말해왔던 것을 기억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과연 올 2012년 영광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12개월을 보내왔을까?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금년은 과연 목표한 것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 어떤 마무리를 해야 할까? 12월 영광신문의 마지막 지면을 대하는 필자의 마음은 숨가쁘게 뛰어온 군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칭찬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허나 임진년이 선물로 준 세상은 결코 그리 녹녹치 않았다. 이번 지면을 통해 2012년 농업부문의 대표적인 이슈를 되돌아보면서 아쉬움을 달래며, 새로운 한해를 맞는 다짐의 시간이 되어보길 바란다.

 

한미TFA 반대! 한중FTA 반대! 농민단체 차량시위로 새해 시작을 알리다.

새해벽두에 박준영지사가 벼농사 안정 기금의 1/2에 해당하는 자금을 경쟁력사업으로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전라남도를 들썩거리게 만들면서 시작됐던 임진년은 정말 우리 농사꾼들에게는 가혹한 한해였다. 이에 새해 벽두부터 전남 22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한미FTA의 폐해에 대해서 공감대를 넓히고, 우리농업에 대한 중단기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벼안정기금의 정기예산 편성을 주장하면서 한농연 전남연합회 주관으로 차량시위가 벌어졌다. 연인원 2,0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저항이었으나 세상은 눈을 감아버렸다. 결국 3.15일! 한미FTA 국회비준 통과가 날치기로 이루어졌다. 가두어놨던 봇물이 터지듯 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없어져 가격경쟁력이 없는 농산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융단포탄 투하가 시작되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한중 FTA 협상을 시작한다는 소식은 기력이 다해 비틀거리는 한국농업에 카운터펀치가 날라온 격이 되어 일어설 수 있는 힘조차 완전히 빼앗겨버려 참담함만 남은 한해가 되고 말았다. 그 결과 축산대란이 일어나 소값은 폭락하고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자 생명과 같이 여기던 가축을 굶겨죽이는 농가가 발생해 그 처참함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제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농업현실을 앞에 두고 2012년을 마무리하는 시간! 어찌해야할지 가슴이 멍하고 이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태풍 3개가 한꺼번에~~ 자연재해보험! 반드시 농민들 편에서 재정비되어야.....

올해는 자연재해가 유난했던 해였다. 봄에는 봄가뭄에 대지가 목말라 모내기가 어려운 지역이 다반사였는데 그것도 잠깐, 늦여름에는 태풍이 연달아 3개가 불어 닥쳤다. 과수농가들의 시름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고, 강한 바람 때문에 2모작 벼들은 흑수, 백수피해로 반타작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지역이 허다했다. ‘이런 농사는 일생을 사는 동안 처음’이라는 촌로들의 푸념이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재해보험은 가입조건이 까다롭거나 피해정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피해농가들과 보험사 사이에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한마디로 외우내란이다. 아무도 편 들어주지 않는 세상을 농민들만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신세가 처량하기도 한 해였다. 실질소득을 올려 잘사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감언이설로 농민들을 우롱해왔던 정부는 자연재해로 쌀값이나 농산물 값이 조금만 오르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핑계로 무차별적으로 수입농산물을 들여왔다. 그 결과는 안 그래도 어려운 살림살이에 쪼그라들기만 하던 농민들의 가슴에 피로 응어리진 생채기를 낼 뿐이었다. 하늘은 이런 지도자들을 뽑은 우리들의 아둔함과 무지함 그리고 욕심에 대한 심판의 수단으로 우리에게 자연재해로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런 하늘의 의도를 모르는 민초들의 아우성만 난무할 뿐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할 것은 그 심판의 칼날은 항상 권력을 쥐고 권력을 위임받은 집권자들에게 가장 먼저 닥친다는 것을........

 

농어촌 공동화 부르는 거점형 학교정책! 그 피해는 오롯이 농어민들에게....

전남도 교육감은 교과부를 자주 간다고 한다. 가서 교육행정공무원들과 나눈 이야기의 결과로 거점학교라는 선택과 집중의 패러다임을 전라남도의 교육현장에 들여다 놨다, 어차피 농촌인구감소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니 지금부터라도 가능성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모으고 여기에 집중 투자를 한다면 훨씬 질 높은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며 교육효과도 증대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농촌공동체 속의 학교는 지역문화의 산실이요 지킴이였으니 이런 공간을 없애버린다는 것은 지역문화를 말살하여 지역농촌을 살벌한 약육강식의 전쟁터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 첫 번째 모르는 것이요, 도시집중에 따른 폐해를 치유할 대안으로 지방분권화를 부르짖는 근자의 시대적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생각으로 시대적 소명을 먼저 계획하고 실천해야할 교육부의 논리로는 너무나도 근시안적이요, 신자유주의에 매몰된 가치추구라는 것이 두 번째 모르는 것이리라. 더구나 이렇게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교육인프라를 집적시키면 실제 농촌에서 거주하며 농사짓고 있는 젊은 농사꾼들에게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고향을 등지라고 떠미는 꼴이 되어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은 두고두고 문제로 남을 것이다. 결국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이 부를 대재앙이 현실로 드러나는 해로 2012년은 기억될 것이다.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꾼다! 12월19일, 역사 앞에 바른 심판은 우리 손으로...

마지막으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2012년 대선에 대한 이야기다. 민주주의는 주권이 민주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자들에게 있음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하는 정치행태이다. 5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대선은 신자본주의의 경제사조의 퇴조와 함께 경제민주화와 복지 그리고 상생의 삶에 대한 새로운 도전 앞에 치루어지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 역사의 중심에 내가 있음에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책임과 의무도 함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결정하기에 우리의 한표 한표가 중요하다. 결코 투표를 안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 후보를 선택해야할 것이다. 선택의 기준은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우리의 미래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가지고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 자가 우선이 되어야 하리라. 이런 조건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자가 없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2012년!! 이런 중차대한 일이 남아 있다. 이 일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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