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5일후의 대선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여론조사가 틀리는 경우도 많으니 더욱 그렇다. 변수는 투표율과 부동층의 향방, 그리고 영·호남의 표심이다.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를 탓할 자격도 없다. 국가와 나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가 5일밖에 안 남았다. 도대체 누가 앞서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선거 1주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할 수 없는 법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해도 투표 결과는 ‘까봐야’ 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이상 앞서가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7% 정도 지는 결과가 나왔다. 그 이전 강원도지사 선거도 여론조사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오차범위 이내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앞서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쫓아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 진영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문 후보 진영도 승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막판 변수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투표율이다. 그중에서도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그간의 여론조사를 비웃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투표율이 높으면 문 후보, 낮으면 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

부동층, 특히 안철수의 사퇴에 따른 표의 향방도 당락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또 하나의 중대 변수는 영남과 호남의 표심이다. 영남은 새누리당 표밭이지만 부산 출신인 문 후보가 상당한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표밭인 호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마치 당락이 호남에 달려 있다는 듯 공을 들이고 있다. 매번 5% 안팎이었지만 20% 득표를 장담하고 있다. 민심도 심상치 않다.

이 같은 판세는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 정치 쇄신 즉, 새로운 정치를 바란다면 어느 쪽에 투표를 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할 가능성이 큰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두 후보가 모두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어렵다고? 서로 상대방이 구태 정치를 한다며 비난하니 판단을 할 수가 없다고? 후보와 진영 인사들의 면면과 선거 전략을 살펴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두 후보의 진영을 살펴보자. 새누리당 박 후보 진영의 인사로는 ‘차떼기’의 이회창과 당적을 13번이나 바꾼 이인제, 민주당에서 ‘용도폐기’된 한화갑과 한광옥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이들과 함께하는 박 후보의 정치쇄신 약속이 왠지 공허하다. 민주통합당 진영의 대표적 인물은 안철수다. 안철수는 대한민국에 정치쇄신 바람을 일으켰다. 선거후엔 전혀 새로운 모습의 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약 했다. 정치쇄신 측면은 아무래도 문 후보 쪽이 우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선거 전략은 어떠한가. 공약 대결은 찾을 길이 없다. 민생도 없다. 물론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무지갯빛 공약은 있지만 판박이다. 박 후보가 국민대화합을 이유로 보수의 ‘대결집’을 완성한 모양새를 갖췄다. 안철수를 ‘사기꾼’이라고 매도하는 몰상식한 인사까지 박 후보의 편을 들고 나섰다. 자연스럽게 이념대결 구도로 몰아갔다.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선진국 대열에 있는 나라치고 선거를 이념대결로 몰아가는 나라는 없다. 남북 분단을 핑계로 과거의 3류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속내로 비친다.

후보 본인을 살펴보는 기준은 어디에 둘 것인가. 먼저 수신제가(修身齊家)는 하고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장담하는가를 따져보자. 그리고 무슨 공부를 얼마나 했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보자. 서민생활이 어떤 것이며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기나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 정도 따져보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선거 때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를 탓할 자격이 없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더 나아가 나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 투표하지 않으면서 왜 나를 잘살게 하지 않고, 우리 고장을 차별하고, 개발하지 않는다고 탓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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