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석자의 칼보다 세치의 혀가 무섭다’라는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의 속담은 지금도 유효하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인간세상살이가 존재하는 한 이 속담은 영원히 그 가치를 담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시공에 따라 약간의 의미 해석은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 본래의 참 뜻은 더욱 가치를 발할것이 라고 생각한다

요 며칠전에도 상당한 위치에 있어 영향력이 대단한 분이 어느 공식석상에서 내뱉은 말씀이 사퇴적으로 이슈가 될만큼 도마에 올라 급기야는 시민들의 사회운동으로까지 벌어지고 있는 모습도 세치의 혀로 인해 생겨난 문제가 아니겠는가

말은 한번 입밖으로 나가면 주워담거나 고칠수도 없는 것이어서 입밖으로 나오기전까지의 여과과정을 신중히 해야한다. 이때 화자의 입장보다 청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말꼬리가 짧아지거나 없어진다. 말꼬리가 없는 말이면 더욱 좋겠지만 세상살이는 꼭 그것만은 아니어서 완벽한 말을 하기란 어렵다 그러니만큼 더욱 심사숙고 한다면 말꼬리가 짧아지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혀를 통해서 말을 하기 때문에 혀놀림을 잘해야 한다는 내용의 속담이 앞 서두에서 인용한 속담일 것이다. 세치의 혀로 수다를 떨고 유혹하고 이간질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치의 혀를 날름거려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뱀의 혀날름거림을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로 문화적 오해(?)를 해왔었다.

그러나 뱀은 두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림으로서 냄새를 맡을 뿐이라고 한다. 뱀은 눈꺼풀이 전혀 없어 감을 잡을수 없기 때문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것 같아 뱀의 눈은 기분 나쁘다. 냉혈동물, 독과 독이빨, 자기보다 몇배의 큰 먹이를 삼키는 입 등의 특징은 뱀을 냉혈한(冷血漢)으로서 오해할 만 한 소지가 있다. 이제 더 이상 뱀에 대한 문화적 오해가 없어야겠다. 올해가 뱀의 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뱀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알아두면 좋을것 같다.

뱀은 지혜롭고 상황판단을 잘하는 동물이라고 전해온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선 뱀은 지혜의 신, 아테네의 상징물이며 후일에 와서는 논리학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며 뱀에게서 예언의 능력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구약성서 마태오복음에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뱀은 지혜와 예언력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뱀은 거의 학습능력이 없을뿐아니라 지혜가 있는 동물은 아니라는것이 연구가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제 뱀에 대한 진실과 오해도 풀어졌으리라 믿어 다시 세치의 혀로 이야기를 바꾸어 본다. 혀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 실천이 어려워 주위에서도 간혹 세치의 혀로 인해 이웃간에도 갈등이 생기고 가족, 친지간에도 불화가 생겨 큰 화를 몰고 오는 경우가 비단 사회적이 아니라도 쉽게 볼수 있는 일들이었다.

마치 올해가 계사년이니 올해만큼은 혀로 인해 오해 없는 한해가 되어보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뱀이야기까지 언급하였다. 계사년에는 조심과 아울러 이미 혀 때문에 갈등이나 불화가 생겨 불편한 경우가 있었다면 얼른 달려가서 화해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자세로 다가가서 손을 맞잡고 풀어버리는 좋은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필자의 바램이다.

화(話)로 인해서 화(禍)를 만들었다면 지금 당장 달려가서 화(和)로 만들어가자는 부탁을 다시한번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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